1662억 물게 된 ‘경남 마산로봇랜드’ 사업…박완수 도지사 “책임 묻겠다”

김정훈 기자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16일 경남도청 실국본부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16일 경남도청 실국본부장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경남도 제공

경남도와 창원시가 16일 ‘경남 마산로봇랜드 해지시지급금 등 청구 소송’의 대법원 상고를 포기하면서 민간사업자에게 1662억 원을 물게 됐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추진 과정을 살펴서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경남도는 이날 “경남마산로봇랜드 주식회사(민간사업자)가 제기한 마산로봇랜드 해지시지급금 지급을 인정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상고 실익과 로봇랜드 사업의 조속한 정상화를 고려해 상고를 포기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고법 창원제2민사부(김종기 부장판사)는 지난 12일 민간사업자가 경남도·창원시·로봇랜드재단을 상대로 제기한 1100억 원대의 해지시지급금 등 청구 소송에서 1심판결(창원지방법원 제5민사부)과 마찬가지로 민간사업자의 해지시지급금 등 청구를 인용하는 판결을 내렸다.

경남 마산로봇랜드 놀이시설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경남 마산로봇랜드 놀이시설 전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앞서 민간사업자는 “펜션부지를 매각해 대출금 50억 원을 상환해야 하는데 재단이 펜션부지를 넘겨주지 않은 탓에 채무불이행 사태가 발생했다”며 경남도 등에 실시협약 해지를 통보하고 2020년 2월 해지시지급금 등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2021년 10월 민간사업자에게 해지시지급금 등 1126억 원(운영비 포함)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경남도는 “지난 13일 항소심 판결에 따른 해지시지급금, 운영비, 그간 이자 등을 합한 총 1662억 원(경남도 50%, 창원시 50%)을 창원지방법원에 공탁 완료했다”고 밝혔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이날 열린 실국본부장 회의에서 로봇랜드 사업의 미흡한 대응을 질타했다. 박 지사는 “로봇랜드와 같은 대형사업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도정의 걸림돌과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어 추진 과정을 샅샅이 살펴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남도 등의 패소로 로봇랜드 조성사업이 또 다시 장기간 표류하게 됐다. 로봇랜드 조성사업은 창원시 마산합포구 구산면 구복리·반동리 일원 125만 9890㎡에 7000억 원을 투입하는 대형사업이다. 현재까지 공공·민간 1단계 사업에 3660억원이 투입돼 있으며, 2단계 민간 사업(3340억원)은 추진도 못하고 있다.

경남도는 지식경제부로부터 지난 2009년 12월 로봇랜드 조성지역으로 승인받아 2011년 로봇랜드재단과 울트라건설 컨소시엄이 실시협약을 체결해 사업을 진행했다. 그러나 울트라건설의 부도로 2014년 공사가 중단되는 위기를 겪었다. 이후 2015년 대우건설 컨소시엄과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2019년 11월 사업을 완료하기로 했다.

경남마산로봇랜드 주식회사는 민간부문 시설 조성·운영 등을 위해 대우건설 컨소시엄, 다비하나로봇랜드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 등을 주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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