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 파산 불똥···제주사옥, 이전직원 운명은?

박미라 기자

중견 가전기업 모뉴엘이 파산하면서 본사를 제주로 이전하기 위해 건립한 사옥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12일 정보기술(IT)·생명기술(BT) 관련 기업과 연구소가 몰려있는 제주시 영평동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건물마다 수십, 수백 대 차량이 주차돼있지만 모뉴엘 사옥의 주차장은 10대가 채 되지 않는 차량만이 띄엄띄엄 보일 뿐이다.

모뉴엘이 본사 이전을 위해 지난달 완공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 사옥.

모뉴엘이 본사 이전을 위해 지난달 완공한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제주 사옥.

모뉴엘의 제주 사옥은 본사 이전을 위해 지난 2012년 9월 착공했으며 지난달 완공했다. 약 500억원이 투입됐으며 부지 2만664㎡에 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다. 하지만 지난 9일 최종적으로 파산선고가 나면서 ‘MONEUAL’이 새겨진 번듯한 외관과 달리 건물 안팎으로는 인기척조차 느껴지지 않았다. 모뉴엘 제주 신사옥은 ‘행복한 순간들이 모여있는 장소’를 컨셉트로 한라산의 구름이 제주의 중심에서 전체를 품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건물이다.

모뉴엘은 지난 2011년 제주 이전 계획을 결정하면서 다음과 넥슨에 이어 제주 이전 기업으로 주목받았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모뉴엘은 올해 이전을 완료하고 내년 1월에 본사 이전 등기를 마무리할 예정이었다. 이를 위해 모뉴엘 전체 직원 290여명 중 100여명의 직원이 지난 2월부터 제주로 이주했다. 상당수가 가족과 함께 제주로 이주했으며 아예 집을 구매한 이도 있었지만 갑작스런 파산으로 모뉴엘 직원들의 ‘제주 드림’은 1년도 안 돼 무너졌다.

직원들은 파산과 함께 자동 퇴사 처리가 됐으며 대부분 서울로 돌아가거나 제주에서 집 정리 등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모뉴엘 사옥에는 10명이 채 안 되는 직원들이 남아서 정리를 하고 있다.

직원 이모씨(40)는 “미혼인 경우는 기숙사에 살았지만 결혼한 이들은 대부분 가족과 함께 살 생각으로 집을 구했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는 소식 이후 대부분 체념해 서울로 돌아가거나 집을 구한 이들은 제주에서 주변 정리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모씨는 “2월까지 집이 계약돼있어 그때까지는 제주에 있을 예정인데,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모뉴엘 제주 사옥은 절차에 따라 파산관제인이 사옥 매각 등 남은 문제를 처리하게 된다. 제주도는 본사 이전에 따라 지원한 보조금 35억원을 서울보증보험을 통해 환수한다.

한편 법원은 지난 9일 회생가능성이 없다며 법정관리를 신청한 모뉴엘에 대해 파산을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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