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비용이면 해외로…” 관광객 감소에 위기감 제주도 대책 ‘고심’

박미라 기자

지난해 이어 올해도 9% 하락세 이어져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국내 고물가’ 부채질

한라산을 배경으로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 박미라 기자

한라산을 배경으로 제주공항에서 이륙하는 항공기. 박미라 기자

제주를 방문하는 내국인 관광객 감소세가 심상치 않다. 해외여행 수요 증가에 국내 고물가가 더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위기감을 느낀 제주도는 제주환경보전분담금 도입도 유보하고, 내국인 관광객 유치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28일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7일까지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370만5100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 줄었다. 지난해(1266만명)에도 전년(2022년 1380만명)보다 8.3% 감소했다.

이는 코로나19 기간 막혔던 해외여행이 가능해지면서 수요가 살아났고, 국내 잇단 물가 상승으로 제주의 관광비용 역시 크게 오른 점 등이 영향을 끼쳤다. 이미 코로나19 기간 해외 대신 제주를 찾았고, 이제는 비슷한 비용이면 해외를 가겠다는 심리로 연결되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제주 방문 내국인 관광객은 2022년 1380만명, 2023년 1266만명에 이어 올해 1100만명대까지 떨어진다. 코로나19 대체 특수를 누리기 이전인 2018·2019년에도 내국인 관광객은 1300만명대였다.

올해 외국인 관광객이 전년보다 400% 이상 증가하고 있으나 제주 전체 관광시장의 90% 안팎을 내국인이 점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내국인 관광객 감소가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특히 관광객 증가에 따라 제주지역 내 숙박시설 등 관광업계 역시 몸집을 키워왔다.

환경보전분담금 도입도 유보…대책 골몰
올해 내국인만 1300만명 유치 목표

코로나19 당시 멈춰 섰던 인바운드(외국인의 국내여행) 관광시장 회복에 주력하던 제주도 역시 최근 심각성을 인식하고 다시 내국인 관광시장 점검과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창 추진 중이던 가칭 제주환경보전분담금 도입도 유보됐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최근 의회에서 “내국인 관광객이 1300만명 미만으로 떨어지면서 경제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갈 수도 있겠다는 위기 의식을 느끼게 됐다”면서 “감소세를 끊어야 하는 만큼 관광객 추이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난 24일에는 김애숙 정무부지사 주재로 제주관광공사, 제주관광협회, 국제컨벤션센터, 컨벤션뷰로 등 관련기관이 참석한 ‘내국인 관광객 1300만명 재개를 위한 도-행정시-관광유관기관 대책회의’도 개최됐다.

제주도는 이 자리에서 분야를 불문하고 전 부서와 기관이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총력을 다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할인 프로모션과 홍보, ‘여행가는 달’ 연계 이색특화 프로그램 마련, 뱃길 이용 관광 활성화, 축제 물가관리 강화, 안전점검 강화, 관광 불법행위 근절 등이 논의됐다.

김 정무부지사는 “관광객 감소가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인식해야 한다”면서 “MZ세대 등 변화하는 고객층의 요구를 파악해 트렌드에 맞는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등 혁신적인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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