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골재 품귀로 품질 안 좋아”…광주 붕괴 현장 ‘불량 콘크리트’ 사용됐나

강현석 기자
지난 11일 신축공사 도중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현장. 철근에 콘크리트가 거의 붙어있지 않다. 연합뉴스.

지난 11일 신축공사 도중 붕괴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 아이파크 현장. 철근에 콘크리트가 거의 붙어있지 않다. 연합뉴스.

1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된 광주광역시 서구 화정 아이파크 신축공사 현장 붕괴 사고의 원인 중 하나로 ‘불량 콘크리트’ 사용 의혹이 지목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품질이 좋지 않은 콘크리트를 사용할 경우 강도가 제대로 발현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경찰은 사실 여부를 규명하기 위해 공사현장에 사용된 콘크리트 시료를 채취해 분석에 들어갔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는 18일 오후 국토교통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 등과 합동으로 붕괴사고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건물이 붕괴하면서 지상에 떨어진 잔해물에서 부서진 콘크리트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경찰은 붕괴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 2단지 바로 옆 1단지 건설 현장과 지난달 39층 슬래브(바닥)에 대한 콘크리트 타설 중 일부가 주저앉은 사고가 난 것으로 전해진 203동에서도 시료를 채취했다.

경찰의 시료 채취는 사고 현장에 불량 콘크리트가 사용됐는지를 밝히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지난 17일에는 공사 현장에 콘크리트를 공급한 레미콘 업체 10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찰 관계자는 “붕괴 현장 접근이 어렵지만 최대한 증거를 확보해 부실시공 여부를 규명하겠다”며 “압수한 콘크리트 시료 분석은 건설사고조사위원회가 맡는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붕괴 원인 중 하나로 불량 콘크리트 사용을 의심하고 있다. 2021년 기준 건설사 시공능력평가에서 9위에 오른 대형건설사인 현대산업개발의 기술력이 충분한데도 16개 층이 한꺼번에 연쇄 붕괴한 것은 품질이 떨어진 콘크리트가 원인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화정 아이파크 붕괴사고 직후 분석 보고서를 작성한 국내 한 대형 건설업체는 슬래브가 최소 18일 양생됐는데도 붕괴 현장 철근에 콘크리트가 거의 붙어있지 않은 것은 “강도 발현 부족으로 부착력을 상실한 탓”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최근 골재 품귀로 광주 건설현장에 품질이 떨어지는 콘크리트가 공급되고 있다는 증언도 있다. 조창근 조선대 건축공학부 교수는 “국내에 골재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지만 광주 지역은 공사 물량이 많아 현장에 품질이 떨어지는 콘크리트가 공급되고 있다”면서 “강도가 제대로 발현되는 콘크리트가 공급됐는지를 규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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