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일재판관 “정치권, 헌재 폄훼 안돼”

정년퇴임하는 김영일 헌법재판관이 헌법재판소의 문제점을 지적해온 정치권 등에 대해 노골적인 불만을 토로해 파문이 예상된다.

김영일재판관 “정치권, 헌재 폄훼 안돼”

김재판관은 11일 헌재 강당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헌재가 판결이 아닌 정치적 판단을 내리고 있다고 말하는 등 헌재의 결정을 폄훼하는 의견이 많지만 나는 동의할 수 없다”며 “이들이 진정 나라를 위하고 헌법을 수호하며 국민 의지를 대변하는 사람들인지 대단히 의심된다”며 격앙된 감정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김재판관은 “헌법재판관들을 사회 각계 영역의 사람들로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이것도 잘못된 것”이라며 “(헌법재판관은) 법의 고유 의미를 찾고 헌법정신을 해석하는 작업을 오랜 세월 해온 법률가만이 할 수 있으며, 법을 전공하지 않은 일반인이 대신 할 수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헌법재판관이 정치적 감각이 필요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정치적 감각은 헌법을 해석하는 데 도움이 될 수는 있지만 그 범위를 넘어 헌재가 결정을 내리는 데까지 나가서는 안된다”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김재판관 후임으로 헌법재판관에 내정된 이공현 전 법원행정처 차장은 오는 14일 부임한다.

〈김준기기자 jk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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