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건설 대표, 7억 법인회원권으로 원세훈에 매달 ‘골프 접대’

조미덥 기자

국정원장 되자 본격 로비… 원, 인수위 업무보고일에도 언론·금융계 인사와 라운딩

황보건설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여환섭 부장검사)는 황보건설 황보연 대표가 2009년 경기 이천시 ㄱ골프장의 법인회원권을 7억여원에 구입해, 지난해 말까지 한 달에 1~2차례꼴로 원세훈 당시 국가정보원장(사진)에게 골프 접대를 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4일 확인됐다.

검찰은 원 전 원장이 황 대표로부터 금품 및 골프 접대 등을 받은 대가로 황보건설이 각종 관급공사를 수주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황보건설 대표, 7억 법인회원권으로 원세훈에 매달 ‘골프 접대’

검찰은 원 전 원장이 서울시 간부로 재직할 때부터 ‘스폰서(후원자)’ 관계를 맺어 온 황 대표가 2009년 원 전 원장이 국정원장에 오르자 본격적으로 금품로비를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황 대표가 황보건설 명의로 당시 7억여원에 달하던 ㄱ골프장 법인회원권을 구입한 것도 원 전 원장을 접대할 목적이었던 것으로 검찰은 판단하고 있다. ㄱ골프장은 2009년 당시 막 회원권 분양에 나선 신생 골프장이었다.

검찰은 이들이 2009년부터 지난해 말까지 평균 한 달에 1~2차례 정도 ㄱ골프장에서 회동했음을 보여주는 자료를 확보했다. 겨울에는 골프 회동 횟수가 뜸했지만, 날씨가 풀린 3월에는 한 달에 4차례 골프회동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지난해 5월 황보건설이 부도나 경제 사정이 어려웠을 때에도 함께 골프를 즐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원 전 원장이 골프를 치고 싶다고 하면, 황 대표는 모든 일을 제쳐두고 약속을 잡아 접대를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검찰은 이들이 골프모임에 전·현직 공직자와 언론계, 금융계 고위 인사를 불러 함께 어울린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원 전 원장은 지난 1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국정원 업무보고가 있던 날에도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황 대표, 중앙언론사와 금융기관 고위 인사 등과 함께 경남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긴 것으로 전해졌다.

골프 비용은 금융기관 인사가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는 이들이 더 이상 ㄱ골프장에서 골프를 치지 않을 때였다. 검찰은 황 대표가 올 초 자금 사정이 어려워져 ㄱ골프장의 회원권을 팔았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황 대표가 원 전 원장에게 10여 차례에 걸쳐 금과 명품 가방 등 수천만원어치의 선물을 보낸 리스트를 확보했다. 지난달 말에는 서울 중구의 황보건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2010년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국남부발전이 발주한 삼척그린파워발전소 제2공구 토목공사 업체에 황보건설이 선정되도록 원 전 원장이 외압을 행사한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지난 3일 황 대표에 대해 회사 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사기) 등으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황 대표에 대한 구속 여부는 5일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을 거쳐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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