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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김만배 구속영장 배임 범죄사실에 남욱·정영학 역할도 기재

이효상·허진무·이보라 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받고 있는 김만배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가 11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을 수사 중인 검찰이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씨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 범죄사실에 천화동인 4·5호의 소유주인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의 역할도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대장동 개발 사업으로 민간사업자들이 막대한 이익을 챙기고,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손해를 보는 과정을 검찰이 들여다보고 있는만큼 이들 역시 사법처리를 피하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3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전날 검찰이 청구한 김씨의 구속영장에는 배임 공범 혐의 범죄사실에 남 변호사, 정 회계사,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대장동 개발사업 핵심 4인방의 역할이 기재됐다. 이들이 2014년 대장동 개발이익 배분과 관련한 약정을 체결한 정황, 대장동 개발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성남도시개발공사의 전략사업팀에 민간사업자 측이 추천한 인사가 입사한 내용 등이 담겼다고 한다. 민간사업자 선정이 있기 직전인 2014년말 정 회계사와 같은 회계법인에서 일했던 김민걸 회계사는 공사의 전략사업실장으로, 남 변호사의 대학 후배인 정민용 변호사는 공사의 전략사업팀장으로 근무했다. 대장동 개발 민간사업자 공모 과정은 당시 성남도시개발공사 직무대행을 맡은 유 전 본부장의 지휘 아래 전략사업팀이 주무를 맡았다.

김씨의 구속영장에는 전략사업팀이 작성한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 관련 내용도 담겼다고 한다. 민간사업자의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초과이익 환수 조항을 넣자는 실무진 의견을 유 전 본부장 등이 묵살한 내용은 물론, 공모지침서 등에 건설사의 입찰을 제한하는 규정과 금융권의 금융 수익을 일정 수준 이하로 제한하는 규정이 들어간 부분도 범죄사실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모지침서 작성 과정에서도 핵심 4인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다. 김씨 뿐 아니라 남 변호사, 정 회계사 등 핵심 사업자들이 사업 진행 과정에 관여해 이익을 공유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김씨는 55억원의 횡령, 750억원의 뇌물공여 혐의도 받는다. 천화동인 5호의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이 김씨의 범죄 혐의 구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주기로 약정했다는 김씨 발언이 담겼는데, 검찰이 이를 바탕으로 김씨에게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한 것이다.

정 회계사의 녹취록 제출로 검찰 수사가 본격화하자 김씨 측은 녹취록의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며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다. 검찰 수사를 전후해 옛 동업자들이 각자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사실관계를 재구성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건 관련자 일부가 자술서를 제출하면서 양측의 진실공방은 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정민용 변호사가 검찰에 제출한 자술서에는 “유 전 본부장이 ‘천화동인 1호는 내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천화동인 1호는 김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가 100% 지분을 갖고 있는 관계사인데 실소유주가 유 전 본부장이라는 것이다. 이 자술서는 김씨와 유 전 본부장의 ‘700억원 약정설’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작용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 제기된 지난달 중순쯤 미국으로 도피한 남욱 변호사도 정 회계사의 녹취록 내용에 힘을 싣는 발언을 전날 했다. 그는 전날 JTBC 인터뷰에서 “2015년 이후 사업에서 완전히 배제됐다”며 “유동규 본부장의 지분이 있다는 얘기를 김만배 회장으로부터 들은 사실도 있다”고 했다. 김씨의 로비 의혹에 무게를 실으면서 자신이 사업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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