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의혹’ 윤우진 구속, 검찰 로비 수사 속도 내나

이효상 기자
세무 관련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세무 관련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7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 중앙지법으로 출석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윤우진 전 용산세무서장이 부동산 개발업자로부터 청탁과 함께 억대 금품을 받은 혐의로 7일 구속됐다. 윤 전 서장으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된 전·현직 검사 등 공무원들로 수사가 확대될 지 주목된다. 그에 대한 수사가 ‘검사 스폰서’ 의혹 수사로 번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이세창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윤 전 서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마친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를 인멸할 염려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강력수사1부(부장검사 정용환)는 지난 3일 세무당국 관계자에게 청탁을 해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윤 전 서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에 따르면, 윤 전 서장은 2017년부터 인천 지역의 부동산 개발업자 A씨에게 개발 인허가 로비 명목으로 1억원을 받았다. 다른 사업가 B씨로부터는 세무 관련 청탁을 받고 3000만원을 받았다.

검찰은 지난해 11월 A씨의 진정을 접수해 윤 전 서장에 대한 수사를 시작했다. A씨는 윤 전 서장 측에 4억3000만원을 건넸을 뿐 아니라 윤 전 서장이 전·현직 검사 및 고위 공무원을 접대하는 자리에 동석해 접대비를 대납했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옛 동업자이자 윤 전 서장의 측근인 최모씨를 지난 10월 구속 기소했다. 최씨는 A씨 등 사업가 2명으로부터 인허가 청탁 명목으로 6억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A씨가 최씨에게 건넨 돈 중 1억원이 윤 전 서장에게 흘러간 것으로 본다.

윤 전 서장 측은 이날 심사에서 A씨에게 받은 1억원은 개인 간의 채무 상환이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당시 동업관계였던 최씨는 A씨에게 사업상 받을 돈이 있었고, 최씨는 윤 전 서장에게 빚이 있어 A씨가 최씨의 빚을 윤 전 서장에게 대신 갚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들의 채무 관계를 증명할 차용증은 없다. 윤 전 서장은 이미 변제가 완료돼 차용증을 없앴다고 주장했다. 사업가 B씨에게서 받은 3000만원도 정상적인 계약을 맺고 세무 업무를 수행한 대가라며 세무계약서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고 한다.

윤 전 서장은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측근인 윤대진 법무연수원 기획부장(검사장)의 친형으로, 국세청 내 ‘마당발’로 통했다. 조사, 홍보, 세원정보 분야 세무공무원으로 일하며 검찰·언론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맥을 쌓았다.

윤 전 서장은 2012년에도 세무조사 무마 청탁과 함께 한 육류 수입업자로부터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았지만 검찰은 불기소 처분했다. 당시 검찰은 경찰이 신청한 영장을 6차례나 반려했다. 법원은 수사 도중 윤 전 서장이 해외로 도피했다가 체포됐음에도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윤석열 후보는 현직 부장검사 때 경찰 수사를 받던 윤 전 서장에게 검찰 후배인 이남석 변호사를 소개한 의혹이 있다. 윤 전 서장 수사 무마 의혹은 서울중앙지검 형사13부(부장검사 임대혁)가 수사 중이다.

검찰이 윤 전 서장을 구속하면서 그에게 청탁과 접대를 받은 공무원들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윤 전 서장은 검사들과의 친분을 바탕으로 검사장 출신 변호사를 사업가들에게 소개하고 금품을 수수한 의혹, 형사사건 관련 도움을 준다며 한 회사로부터 고문료를 받은 의혹도 있다. 그간 공전하던 ‘윤 전 서장 수사 무마 의혹’ 수사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