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비검사’ 법무부 간부들 잇단 사표···법무부 ‘탈검찰화’ 퇴조 탓

이보라 기자    허진무 기자

문 정부 때 들어온 외부 전문가들

“고립된 섬” “감시받는 것 같다”

일부 간부들은 주변에 고충 토로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김창길 기자

법무부 정부과천청사. 김창길 기자

문재인 정부 때 외부 공모로 들어온 비검사 출신 법무부 간부들이 잇따라 사의를 표명하거나 퇴직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법무부 탈검찰화’가 퇴조하고 정책 방향과 내부 분위기가 급변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18일 경향신문 취재 결과 김연정 법무부 여성아동인권과장(변호사시험 3기)은 지난 12일자로 퇴직했다. 김 과장은 2020년 12월 추미애 당시 법무부 장관이 임명했다. 임기(2년)가 올해 12월까지지만 채우지 못했다. 엘케이비앤파트너스 등에서 변호사로 일했던 그는 여성·아동 인권 관련 법무부 소관 법령 및 제도 개선, 성폭력 피해자·아동·장애인 지원 사업 등을 맡아왔다.

김의래 법무부 송무심의관(사법연수원 31기)도 16일자로 퇴직했다. 역시 추 전 장관 시절인 2020년 12월에 임명된 그는 공정거래위원회 송무담당관을 역임했다가 법무부로 자리를 옮겼다. 그도 임기가 올해 12월까지였지만 임기를 남기고 떠났다. 그는 개인적 사유로 퇴직을 결정했다.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시절인 2018년 8월 법무부에 들어온 김종현 법무부 인권구조과장(사법연수원 38기)도 지난달 말 퇴직했다.

이상갑 법무부 법무실장(사법연수원 28기)도 정년을 채우지 않고 전날 법무부에 사의를 표명했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출신인 이 실장은 추 전 장관 시절인 2020년 8월 법무부 인권국장으로 발탁됐다. 황희석 전 열린민주당 최고위원에 이어 두번째 비검사 출신 법무부 인권국장이었다. 이후 법무실장으로 승진해 국가 송무 등을 총괄해왔다.

최근 사표를 낸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법무부 탈검찰화’ 기조에 따라 외부 개방직으로 법무부에 들어온 인사들이다. 문재인 정부는 법무부의 인적 구성을 넓혀 정책의 다양성을 꾀하겠다며 검사들이 맡았던 자리에 외부 전문가 등을 앉혔다.

이들 대다수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취임하면서 ‘탈검찰화’가 폐기되고 정책 방향과 내부 분위기가 달라지자 퇴직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무부는 최근 법무실과 인권국 등 법무부 곳곳에 검사들을 배치했다. 한 관계자는 “검사들이 법무부에 늘어나면서 일부 부서에선 갈등이 생긴 사례도 있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분위기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외부 공모로 들어온 간부들 일부는 주변에 “고립된 섬 같다”, “감시를 받는 것 같다”, “현 정부 기조와 다른 의견을 내기 어렵다”, “새로운 것을 시도하기 힘들다”는 고충을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사 출신인 한 장관 취임 이후 법무부 정책이 검찰 수사권 확대나 각종 수사단 출범 등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인권 등 다른 정책은 제자리 걸음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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