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수능 세계지리 오류’ 629명 추가 합격

이범준·김지원 기자

경기대 16명·단국대 15명… 정시 중위권 대학에 많아

신입·편입 선택 기로 혼란… 수험생들, 민사소송 본격화

잘못 출제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8번 문항의 성적 재산정을 통해 629명(4년제 430명, 전문대 199명)의 추가 합격자가 나왔다. 지난 10월 서울고법 판결 후 수능당국의 구제책이 1년 만에 나온 것이다. 그러나 ‘골든타임’을 놓쳐 혼란이 계속되면서 수험생들의 민사소송도 연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가 16일 발표한 4년제 대학 추가 합격자 430명을 보면 주로 수능점수를 백분위로 반영하는 중위권 대학 정시모집에서 많이 나왔다. 정시(310명)가 수시(107명)의 3배 정도였고, 4년제 대학에서는 경기대가 16명으로 가장 많았다.

◆ 2014학년도 세계지리 재전형 추가합격자 대학명단

‘작년 수능 세계지리 오류’ 629명 추가 합격

상위권 대학은 고려대 1명을 빼고, 서강·서울·성균관·연세·한양대의 추가 합격자는 없었다. 교육부 관계자는 “수시는 최저학력기준에 못 미쳐 떨어졌다가 구제됐고, 정시는 바뀐 세계지리 점수로 전형을 해 합격선을 넘은 사례”라며 “수능점수를 많이 반영하는 대학, 그 가운데서도 중위권 대학의 백분위 성적을 활용하는 전형에서 추가 합격자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 학생들은 당초 이 문제를 맞힌 경우가 많아 상위권대의 추가 합격자가 생기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오답 처리됐던 수험생 1만8884명 중 9073명(48%)이 성적 재산정 후 한 등급씩 올랐다. 백분위는 21명을 제외한 1만8863명이 1~12점 올랐다. 17일 오후 2시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홈페이지(www.kcue.or.kr)에서 추가 합격자를 발표한 뒤 대학들이 19일까지 전화로 통보할 계획이다. 추가 합격자들은 2015학년도 대입전형이 끝난 내년 2월13~16일 등록금을 납부하면 된다.

추가 합격자 발표 후에도 혼란과 여파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모군은 지난해 수도권의 한 교대에 대기번호 4번으로 탈락하고 다른 대학에 입학했지만 1학기 만에 재수(반수)를 시작했다. 추가 합격이 예상된다는 김군은 “한 학기를 다니며 배운 과목이 전공·교양 모두 교대와는 비슷한 게 없다”며 “추가 합격한다면 1학년에 입학해서 새로 다니고 싶다”고 했다. 2학년 편입학은 학교 적응에 자신감이 없다고 했다.

편입학을 택해도 적잖은 고비를 넘어야 한다. 교육부는 기존 대학에서 이수한 학점을 최대한 인정토록 할 방침이지만 불이익 사례가 생길 수도 있다. 가령 공대에 다니다 인문대에 편입학하면 전공학점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관계자도 “대학 측에 불이익이 없도록 최대한 요구하겠지만 현실적으로 대학 학칙과 판단 안에서 결정되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향지원한 사람은 구제 방법이 없고, 뒤늦게 구제받는 사람도 교육당국의 ‘늑장조치’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세계지리 출제 오류 소송을 이끌어온 김현철 변호사는 “추가 합격한 학생을 포함해 세계지리 성적을 새로 받은 1만8884명 모두 소송이 가능하고,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현재까지 360여명이 소송에 참여했고 내일 추가 합격 발표 후 크게 늘 것”이라며 “모든 수험생이 정신적 피해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1000만원을 청구하고, 재수하거나 추가 합격해 새로 입학하는 학생은 그 비용까지 청구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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