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선제 첫 보수교육감’ 맞는 경기…‘3선 진보 교육감’ 서울과 미스매치 불가피

김태훈 기자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2일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경기사진공동취재단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후보(왼쪽)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가 2일 당선이 확정되자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소감을 밝히고 있다. 권도현 기자·경기사진공동취재단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후보의 당선으로 경기도는 직선제 도입 후 13년 만에 처음으로 보수 교육감을 맞게 됐다. 그간 진보 교육감이 줄곧 지역 교육수장을 맡아 혁신교육의 다양한 실험을 선보이는 데 앞장섰던 모습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특히 사실상 하나의 생활권으로 인접한 서울에서 진보 조희연 교육감이 3선 고지에 오르며 혁신교육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있어, 서울·경기 교육정책의 미스매치로 인한 영향이 현장에서 어떻게 나타날지도 관심사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 당선인은 2일 당선 확정 후 “13년의 획일, 편향, 현실안주 교육을 끝내고 자율, 균형, 미래지향 교육으로 경기교육을 새롭게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제일 시급한 것은 학력을 높이는 문제이고, 두 번째는 돌봄 지원”이라며 우선 추진할 정책순위도 밝혔다. 경기도 혁신교육을 대표하는 정책으로 2014년 도입된 ‘9시 등교제’에 대해서는 “전면 폐지하겠다는 것은 아니고 등교 시간을 학교 자율에 맡기겠다는 것으로 2학기부터 바로 도입할 수 있도록 준비할 방침”이라며 변경을 예고했다.

임 당선인은 선거기간에도 진보 교육감들이 추진한 혁신학교와 경기꿈의학교 등의 정책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현재 경기도내 초·중·고등학교 중 혁신학교로 지정된 학교가 57%에 달할 정도로 경기도는 ‘혁신교육의 요람’ 역할을 해왔다. 혁신학교는 입시 위주의 획일적 교육에서 벗어나 각 학교 특색에 맞는 맞춤형 교육 커리큘럼에 따라 소규모 토론 중심의 수업을 강조한다. 임 당선인은 혁신학교에 대해 “위헌 소지까지 있다”며 강경한 태도를 취해 왔다.

반면 서울에선 최초로 3선 고지에 오른 조희연 교육감이 혁신교육의 ‘적통’을 잇는 역할을 자처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울을 비롯해 이번 시·도교육감 선거에서 보수 후보들이 선전한 민심을 의식한 듯 선거운동 기간에 비해선 다소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조 교육감은 이날 당선인사에서 “다양성이 꽃피는 공존의 교육을 약속한다”며 “경쟁후보들이 제기했던 기초학력 문제, 돌봄 문제, 방과후학교 질 제고 문제, 영유아 무상교육 확대 등에 대해서 적극 벤치마킹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당장 두 지역에서 나타날 차이는 미세한 지점부터 감지될 가능성이 높다. 대표적으로 서울시 송파구와 경기도 성남시·하남시로 행정구역상 경계는 나눠져 있지만 생활권은 동일한 위례신도시에서는 학생의 주소와 학교에 따라 초·중·고교생 학원 수강 여부부터 유치원생 추가 교육비 지원까지 골목 하나를 사이에 두고 다른 변화를 겪을 가능성도 있다. 서울 강북지역에서 교육열이 높은 노원구와 인접한 생활권인 경기도 의정부시 등에서도 판이하게 다른 두 교육감의 정책방향으로 혼선을 빚을 소지가 있다. 수월성 교육을 강조하며 사교육을 폭넓게 용인하는 보수 교육감의 기조가 진보 교육감과 대비되는 등 인접 지역간 ‘미스매치’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이다.

다만 학교현장의 변화는 예상보단 완만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조 교육감과 임 당선인의 공약집을 보면 ‘인공지능을 이용한 맞춤형 교육’ ‘서울 또는 경기형 국제바칼로레아 도입’ 등 일치하는 항목도 적지 않다. 경기도교육청의 한 장학사는 “새 교육감이 내건 구호에 맞춰 일선 학교까지 준비과정을 갖추는 데에만 적잖은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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