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학-초등학교-유치원에 ‘트리플 인구절벽’ 온다

남지원 기자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일러스트|김상민 기자

“학령인구 감소가 심각하다”는 이야기가 심심찮게 나오는데 대체 아이들이 얼마나 줄어들었다는 이야기일까.

새로 태어나는 아이들은 갈수록 빠르고 급격하게 줄고 있다. 1970년대 초반에는 1년 동안 아이가 100만명씩 태어나기도 했다. 당시 정부가 적극적인 산아제한 정책을 펴면서 출생아수는 1970년대 후반 70만명대 후반으로, 1980년대에는 60만명대 초중반으로 계속 줄었다. 저출생이 본격적으로 사회문제화된 것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다. 2001년에는 60만명선이, 이듬해인 2002년에는 50만명선이 무너졌다. 최신 통계가 있는 2021년 출생아는 26만600명이다. 2022년 출생아는 전년보다 소폭 줄어든 25만명 안팎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해 출생아 수가 50만명에서 25만명으로 반 토막 날 때까지 단 20년이 걸렸다.

2024년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대학에 모두 인구감소의 타격이 큰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에 대학 새내기가 되는 2005년생,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2017년생, 유치원에 들어가는 2020년생은 모두 전년보다 출생아가 크게 줄어든 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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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통계청

내년에 줄어드는 고3 숫자, 25개 대학 입학정원 수준

2002년생들이 대학에 진학한 2021학년도는 사상 처음으로 대학 모집인원이 대입 지원자보다 많았던 해였다. 그해 대입 응시생은 재수생 13만명과 고3 40만3941명을 합쳐 약 53만명선이었지만, 전체 대학 모집인원은 55만명이었다. 현재 진행 중인 2023학년도 대입에서는 일반대와 전문대를 합쳐서 54만1089명을 모집했다.

올해 수능을 치르고 내년에 24학번으로 대학에 입학하는 2005년생은 2010년대 이전 출생아가 가장 적었던 시기에 태어났다. 2004년 47만7000명이던 출생아 수는 2005년 43만8700명으로 3만8300명 급감했다. 이에 따라 올해 고3 학생 수는 39만8271명으로 지난해(43만1118명)보다 3만2847명 줄어든다.

종로학원은 올해 11월16일 치러지는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인원이 역대 최소 규모인 41만5000명~41만9000명 수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능을 보지 않고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등을 합치더라도 내년 대입 선발인원(51만884명)보다 응시인원이 약 4만~5만명 부족해질 것으로 추산된다. 숫자로만 보면 대입정원 1600명 규모의 대학 25개가 문을 닫을 수 있는 것이다.

올해 정시모집에서 14개 지방대 26개 학과 지원자가 한 명도 없었고 전국 68개 대학이 사실상 ‘미달’ 수준인 3대 1 미만의 경쟁률을 기록했는데, 내년에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각해질 가능성이 높다. 지역 명문대, 수도권 일부 대학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3만8000개 학급 줄어드는 초등학교, 인구절벽 최전선의 유치원

초등학교에는 더 본격적인 인구절벽이 닥친다. 올해는 2016년생이, 내년에는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입학한다. 2016년은 한국 출생아 수가 40만명대에 턱걸이한 해, 2017년은 출생아 수가 처음으로 40만명 아래로 떨어진 해다. 한국교육개발원 추계에 따르면 올해 초등학교 1학년생은 37만9373명, 내년 초등학교 1학년생은 34만1619명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와 내년을 기점으로 2010년대 초반생들이 졸업하고 후반생들이 입학하면서 초등학생 수는 가파르게 감소한다. 올해 258만3732명인 초등학생 수는 2028년 처음으로 200만명 밑으로 떨어져 2029년에는 170만5211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학급당 학생수(23명)를 기준으로 약 3만8000개 학급이 5년 동안 줄어들게 되는 셈이다.

가장 어린아이들이 다니는 유치원은 인구절벽의 최전선에 있다. 지난해 교육기본통계에 따르면 2021년 한 해 동안 전국 유치원 188곳이 문을 닫았다. 2020년대 출산율 급감을 고려하면 유치원의 학령인구 절벽 현상은 내년부터 더욱 심해진다.

유치원은 만 3~5세 아이들이 다니는 교육기관으로 내년에는 2018년생(만 5세)~2020년생(만 3세)가 취학 대상이다. 저출생 기조에 코로나19가 덮친 2020년 출생아는 27만2300명으로 첫 20만명대를 기록했다. 내년에 2017년생이 초등학교에 올라가고 2020년생이 유치원에 입학하면 취학대상 아이가 한꺼번에 8만5000명 줄어들게 된다. 일부 지자체에서는 유아모집이 안 돼 병설 유치원이 휴원을 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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