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까지 자율 감축” 대학은 의대 정원 얼마나 줄일까

김원진 기자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1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와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의대 증원 정책과 관련해 의정갈등이 계속되고 있는 19일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에서 의료 관계자와 환자들이 이동하고 있다. | 연합뉴스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이 제시한 의대 정원 조정안을 수용한 19일 의대를 둔 다수의 대학은 “상황을 지켜보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부 대학은 정부가 받아들인 조정안에 동참하겠다고 했지만 “조정안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힌 대학도 적지 않았다.

특히 내년도 의대 정원이 늘어난 대학 중에는 의대 정원 조정안을 두고 구체적인 입장을 정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단국대(천안)·을지대·가톨릭관동대·연세대 미래캠퍼스(원주) 등 사립대들은 “상황과 분위기를 지켜보겠다”고 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늘어난 의대 정원의 50~100%를 대학별로 내년도 입시에 자율 반영하는 의대 정원 조정안을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경북대, 경상국립대, 충남대, 충북대, 강원대, 제주대 등 6개 국립대는 전날 총장 명의로 이 같은 내용을 정부에 건의했다.

늘어난 의대 정원을 감당할 인프라는 갖췄지만 정부 기조에 맞춰 논의하겠다는 대학도 적지 않다. 영남대는 “배정받은 인원에 대해 양질의 교육이 진행 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면서도 “내년도 의대 신입생 모집에 관련된 다른 변수가 발생한다면 논의해보도록 하겠다”고 했다. 전북대도 “현재 변경 계획은 없지만 정부안이나 의정 협의 결과가 도출이 되면 적극 협력할 것”이라고 했다.

반면 일부 국립대학은 의정 갈등 해소가 먼저라면서 의대 정원 규모 조정에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부산대 측은 “의정간 대화기구가 준비되고 있으므로 이 기구에서 근본적인 대화로 해결되어야 할 문제”라며 “증원규모를 감축해 선발한다는 것이 학생들의 수업복귀나 현장의료의 위기와 같은 중차대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전남대 측도 “의정간 대립과 갈등이 풀리는 게 우선이라고 본다”고 했다.

내년도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부산대·전남대 총장은 전날 국립대 총장들이 교육부에 낸 건의문에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정부가 국립대 총장들이 낸 조정안을 받아들였지만 대학들이 어느 규모에서 증원된 의대 정원을 조정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의대 정원이 늘어난 32개 대학이 ‘증가한 정원의 50%’만 내년도 입시에 반영할 경우 정원 확대 규모는 1000명이 된다.

내년도 의대 정원 확대 규모가 당초안인 2000명보다 50% 가량 줄어들더라도 의대생들이 수업에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의료계는 이날 조정안을 두고도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도 이날 조정안에 대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의대 수업은 여전히 파행을 겪고 있고, 동맹휴학 기조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8일까지 교육부가 수업 거부를 확인한 의대는 10곳이다. 지난 15일 개강하려던 일부 대학은 개강을 추가로 미뤘다. 지난 18일 요건을 갖춘 유효 휴학 신청자는 38명 늘었다. 누적 유효 신청은 1만623건으로 전체 의대 재학생의 56.5%다.

이주호 교육부장관은 이날 입시요강의 혼란을 불러온 점에 대해 사과했다. 이 장관은 “교육부장관으로서 학부모님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며 “신속하게 절차 마무리해 입시불안을 최소화하겠다”고 했다. 오는 9월부터 시작되는 내년도 대입 수시전형을 5개월 앞둔 상황에서 의대 정원이 확정되지 않자 교육 현장에선 혼란이 이어졌다.

각 대학은 학칙을 개정해 내년도 입시의 의대 모집정원을 확정한 뒤 이달 말까지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 제출해야 한다. 늘어난 의대 정원을 반영한 시행계획은 다음달 31일까지 누리집에 공고해야 하는 ‘2025학년도 대입 수시모집요강’을 통해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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