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지역 경남도 구제역에 뚫렸다

김준기 기자

김해 돼지농가 양성판정… 설 앞두고 ‘공포’ 확산

‘장기전’ 우려… 이 대통령은 “진정 추세” 낙관론

구제역 청정지역이던 경남에서 처음으로 구제역이 발생했다. 이에 따라 설을 1주일여 앞두고 구제역 확산에 대한 우려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소에 대한 백신 접종은 지난 20일 전국에 완료한 상태여서 대규모 발병은 수그러드는 조짐이다. 그러나 구제역 바이러스 전파속도가 빠른 돼지는 백신 접종률이 높지 않아 확산의 변수가 되고 있다. 특히 구제역은 백신 접종만으로 단기간에 종식이 불가능해 앞으로도 산발적 발병이 이어지는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높다.

농림수산식품부는 24일 경남 김해시 주촌면의 돼지농가에 대한 정밀검사 결과 구제역 양성으로 판명났다고 밝혔다. 이 농가 인근에 있는 다른 돼지농가에서도 이날 의심신고가 추가로 접수됐다.

아직까지 호남에는 구제역이 번지지 않고 있지만 정부가 총력을 다해 방역망을 구축했던 경남지역마저 뚫리면서 공포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전국의 소에 대한 구제역 백신 접종이 종료되면서 전체적인 발생 추이는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제57차 라디오·인터넷 연설에서 “백신 예방접종 후 양성 판정이 크게 줄면서 진정 추세를 보이는 지역이 늘고 있다”며 “이달 말이면 모든 소와 돼지에 대한 1차 접종을 마치게 된다. 설 전에는 다소 안정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유럽의 축산 선진국들은 성능 좋은 백신 개발과 예방접종에 힘써 피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우루과이는 2001년 구제역이 발생했지만 이후 백신 접종을 철저하게 한 결과, 단 한 차례도 발생하지 않으면서 청정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은 영국과 네덜란드가 국제적으로 인증받은 백신을 생산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도 자체 생산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의 언급처럼 최근 들어 구제역 의심신고나 양성 판정은 줄고 있다. 지난 21일 7건의 의심신고가 접수돼 다시 확산될 우려가 있었지만 22일에는 의심신고가 1건도 없었다. 23일 2건에 이어 24일에도 2건이 접수됐으나 모두 돼지농가다.

서울대 수의대 채찬희 교수는 “백신 접종 이후 경기 양주와 파주 등의 소규모 한우농장들을 관찰한 결과 구제역 추가 발병이 없었다”며 “일단 소에 대해서는 백신이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도 백신 접종 후 14일을 전후해 항체가 형성되는 만큼 이달 말부터는 구제역이 진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변수는 백신 접종 전에 구제역 바이러스에 감염된 소들이 있을 가능성과 백신의 예방효과가 90% 정도에 머문다는 점이지만 이 경우에도 대규모 추가 발병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문제는 돼지다. 아직까지 돼지에 대한 백신 접종률은 5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정부는 이달 말까지 돼지에 대한 접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지만 항체 형성기간을 감안하면 다음달 초 설 연휴는 감염 위험 기간이 될 수밖에 없다. 전북대 수의과 송희종 교수는 “설 연휴에 사람들의 왕래가 많고 바이러스 생존에 유리한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 “백신 접종이 완료되면 구제역 발병은 수그러들겠지만 항체가 생기기 전에 감염된 소나 돼지가 있을 수 있어 소규모 추가 발병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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