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모더나 백신 가격 인상에 정부 “내년 계약에 영향 줄 듯”

김향미·이창준 기자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이미지. AP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이미지. AP연합뉴스

미국 제약사 화이자·모더나사가 유럽연합(EU)에 공급하는 코로나19 백신 가격을 인상하면서 내년도 국내 백신 계약에도 영향이 불가피하게 됐다. 정부는 내년에 5000만회분의 백신 도입을 추진중이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 등의 영향으로 각국의 백신 수요가 늘어나면서 하반기 국내 백신 수급 불안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2일 백브리핑에서 ‘화이자·모더나사 백신 가격 인상’과 관련한 질의에 “(정부가) 금년에 도입하기로 한 백신 물량에 대해서는 체결된 가격에 의해 공급될 예정이며 (가격) 인상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만 “내년도에 계약하려고 협의하는 부분에는 영향이 있을 수 있다”며 “현재는 협상 초기 단계라서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판단하기는 쉽지 않지만, 향후 협상 과정에서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질병관리청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 (2차) 추가경정예산을 통해 내년도 5000만회분 선급금을 포함한 예산을 확보했고, 현재 내년도 백신 물량에 대해 제약사와 계속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날 화이자·모더나가 EU 측에 2023년까지 공급키로 한 백신 총 21억회분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 백신 가격을 각각 25%, 10% 이상 올렸다고 보도했다. 두 제약사는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의 코로나19 백신이 아스트라제네카(AZ)·얀센 백신보다 예방효과가 높다는 3상 임상시험 결과가 나오자 가격 인상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졌다. 델타 변이 영향으로 확진자가 다시 늘어난 이스라엘이 지난달 30일 세계에서 처음으로 ‘부스터샷’(접종완료 후 추가접종)을 시작했고, 미국·영국도 부스터샷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제약사들이 우위를 점하는 상태에서 정부가 내년도 백신 계약을 맺어야 하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또 당장 하반기 백신 수급 불안도 더 커졌다. 제약사가 계약을 준수하는 기한 내에서 일정 물량의 공급을 뒤로 미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 1219명이 늘어 국내 코로나19 누적 확진자는 20만명(20만1002명)을 넘어섰다. 4차 유행 중심인 수도권 급증세는 다소 완화됐으나 지난주 전국 감염재생산지수가 1.04로 여전히 ‘1’을 넘어 ‘유행 확산’ 상태를 나타냈다. 반면 이날 0시 기준 백신 1차 접종률은 인구 대비 37.9%, 접종완료율은 13.9%에 그친다.

추진단은 3일 개별 계약한 AZ 백신 118만2000회분이 국내 경북 안동 SK바이오사이언스 공장에서 공급되고, 모더나 7월 물량 130만회분도 오는 6~7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당국은 8월 AZ·화이자·모더나 3개 백신 총 2860만회분이 들어온다는 계획하에, 9월 국민 70% 1차 접종을 목표로 이달 하순 대규모 예방 접종을 시작한다. 접종 예약은 이번주부터 시작된다. 상반기 대상자 중 만 60~74세 미접종자(126만9000명)은 이날부터 31일까지 예약할 수 있다. 75세 이상 중 미접종자(60만명)는 언제든 접종 일정을 다시 예약할 수 있다. 3일부터는 만 18~49세 연령층 중 필수노동자 등 지방자치단체 자율접종 대상자 200만명의 예약이 사흘간 진행된다. 이들을 뺀 1577만명에 대한 사전예약은 오는 9일부터 ‘10부제’로 예약이 개시된다. 예약시스템(ncvr.kdca.go.kr)이나 질병관리청 콜센터(☎1339), 지자체 콜센터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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