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후 줄었던 음주, 다시 늘고 있다

노도현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일러스트 김상민 기자

코로나19 발생 이후 국내 음주 수준은 전반적으로 감소했지만 유행이 길어지면서 다시 음주량과 빈도가 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코로나19 이전보다 혼자 술을 마시거나 자신의 집에서 먹는 비율이 대폭 증가했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 7월 20~69세 성인 1057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2021년 대국민 음주 실태조사’ 결과를 17일 발표했다. 코로나19 이후 음주 수준은 전반적으로 변화가 없다는 응답이 50.0%, 감소했다는 응답이 37.0%였다. 음주 빈도를 보면 주 2회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이 코로나19 이전 26.7%에서 이후 21.0%으로 줄었다.

위험음주(고위험음주·폭음)를 주 2회 이상 하는 사람도 같은 기간 10.3%에서 9.6%로 소폭 감소했다. 고위험음주는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양주 구분 없이 남성 7잔 이상, 여성 5잔 이상 마시는 것을 말한다. 한 번 술을 마실 때 소주 1병 또는 맥주 4병 넘게 마셨으면 폭음이다.

하지만 응답자 중 13.0%는 코로나19 이전보다 음주 수준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음주량이 감소했다는 응답(37.0%)은 지난해 11월 조사(54.7%)보다 낮아졌다. 음주 빈도가 줄었다는 응답 역시 지난해 67.2%에 달했지만 이번 조사 땐 36.9%에 그쳤다. 특히 음주 빈도가 늘었다는 비율은 같은 기간 5.2%에서 13.9%로 두배 이상 많아졌다. 시민들의 음주 수준이 다시 증가 추세인 셈이다.

코로나19 이후 주요 음주상대는 친구·선후배, 직장동료, 가족을 제치고 ‘혼자’가 1위를 자치했다. 혼자 술을 마시는 비율은 29.2%로 이전(12.6%)보다 크게 늘었다. 주요 음주장소는 주점·호프집이 아닌 ‘자신의 집’(홈술)이라는 응답이 70.7%로 가장 많았다. 코로나19 이전(23.3%)보다 3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집에서 혼자 술을 마시는 경우도 27.1%에 달했다. 이전보다 소주를 찾는 비율이 줄고, 평균 15도 이하의 과실주나 무알코올 맥주의 인기가 높아졌다.

응답자 10명 중 4명(44.0%)은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증가했다고 답했다. 이들은 체중이 증가한 이유로 ‘일상생활 활동량 감소’(47.1%)와 ‘배달음식 섭취 증가’(16.6%)를 꼽았다. 10명 중 3명(27.4%)은 코로나19 이후 우울 수준이 증가했다. 우울 수준이 높은 사람의 특징은 주로 코로나19 이전 주로 혼술을 하거나 코로나19 이후 체중이 증가한 사람, 흡연자, 20대, 1인 가구, 저소득층으로 나타났다.

조현장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혼술·홈술은 잦은 음주로 이어져 음주량을 증가시키고 이는 알코올 의존의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코로나19 이후 나타나는 음주폐해에 대한 심각성을 알리고 음주를 조장하는 다양한 마케팅, 드라마·예능에서의 음주장면을 규제하는 활동을 적극 펼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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