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번 전화” 재택환자 건강 체크…이상 땐 비대면 처방

노도현·이창준 기자

서울 영등포구 코로나 재택치료 관리현장 가보니

<b>현황판 수시로 업데이트</b> 서울 영등포구의 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상황실에 지난 18일 재택치료전담반 운영 현황 안내판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현황판 수시로 업데이트 서울 영등포구의 한 코로나19 생활치료센터 상황실에 지난 18일 재택치료전담반 운영 현황 안내판이 놓여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체온·산소포화도·증상 확인
의사 5명·간호사 4명 ‘한 팀’
환자 체크하며 24시간 대기
구청 직원 18명은 관리 지원

확진자 800명 병상 미배정
중환자 병상 가동 80% 넘어

“37.1도요? 다른 증상은 괜찮으시고요?”

지난 18일 오후 5시쯤 서울 영등포구 한림대강남성심병원 재택치료환자 모니터링 상황실. 간호사 3명이 영등포구에 사는 재택치료자 118명에게 쉴 새 없이 전화를 돌렸다. 간호사들은 하루 두 번 재택치료자의 체온과 산소포화도, 증상을 확인한다. 체온이 37.5도 이상이면 미열, 38도가 넘으면 고열이다. 산소포화도가 94% 이하로 떨어지면 곧장 병원으로 이송해야 한다.

간호사 김선미씨는 “체온이 높으면 호전 여부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1~2시간 뒤 다시 전화해 증상을 확인한다”면서 “오늘은 오전 9시 열이 37.5도였다가 낮 12시에 37.2도로 떨어진 환자가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대부분 증상이 감기처럼 인후통이 있고 체온이 높은 경우”라며 “우선 상비약 해열제를 드시라고 말씀드리고 며칠간 열이 지속되면 의사에게 보고한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재택치료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과정에서 병상 여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건을 충족한 무증상·경증 환자들은 집에서 격리·치료하도록 하는 것이다. 11월 둘째주 수도권 확진자의 약 29%가 재택치료로 배정됐다. 9월 마지막 주의 15%와 비교해 2배 증가한 수치다. 정부는 재택치료 비율을 4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21일 0시 기준 전국의 재택치료 대상자는 5118명으로, 일주일 전인 14일(3219명)보다 1899명 늘었다.

영등포구에서는 재택치료전담반 직원 18명이 건강 모니터링·진료 지원, 대상자 응급상황 대처 및 이송관리, 대상자 자가격리 관리, 생활민원 처리 및 물품 관리를 담당한다. 협력병원인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은 감염내과·소아청소년과 전문의 5명과 간호사 4명이 팀을 이뤄 재택치료자의 건강을 살핀다. ‘온콜 당직’(호출대기)으로 24시간 대응한다.

확진자가 발생하면 보건소에서 중증도를 확인하고 재택치료가 가능한지 평가한다. 대상은 입원 요인이 없는 70세 미만 무증상·경증 확진자로 재택치료에 동의한 사람이다. 정부의 재택치료 확대 방침에 따라 70세 이상도 접종완료, 돌봄 가능한 보호자와 공동격리 등 조건을 충족하면 재택치료를 선택할 수 있다. 동거자와 동선이나 화장실을 분리할 수 없는 주거환경에선 불가능하다.

재택치료가 결정되면 재택치료전담반이 해열제, 체온계, 산소포화도 측정기 등이 담긴 재택치료키트와 안내문을 배송한다. 보호자는 비닐장갑, 마스크, 페이스실드, 긴팔가운 등 개인보호구 세트를 받는다. 이후 전담반이 치료 절차, 응급 시 비상연락망, 자가격리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설치, 기타 생활수칙을 안내한다.

협력병원 간호사는 하루 2번 건강 상태 모니터링을 한다. 재택치료자가 요청하거나 이상징후가 보이면 의사가 비대면 상담과 처방을 시행한다. 증상이 없는 재택치료자는 확진일로부터 10일, 증상이 있는 경우는 증상 발생 후 10일 뒤 격리해제된다.

가장 중요한 건 응급상황 대응이다. 지난달 재택치료 중이던 60대가 사망한 이후 응급이송체계가 강화됐다. 재택치료자가 미리 안내받은 재택치료전담반 또는 협력병원 응급콜로 응급 이송을 요청하면 중증(호흡곤란, 의식저하, 산소포화도 94% 이하)일 경우 30분 이내 구급차 출동과 병상 배정 요청을 동시에 진행한다. 부상 등 일반응급 상황일 땐 병상이 배정된 후 구급차가 출동한다. 119로 연락하면 상황실이 핫라인을 통해 확진자 여부를 확인하고 환자 상태에 맞게 처치·이송하도록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코로나19에 확진되고도 하루 넘게 병상을 배정받지 못한 환자가 이날 800명을 넘어섰다. 코로나19 국내 유행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병상 대기는 모두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이날 80%를 넘겼다.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3120명이다. 지난 17일(3187명) 이후 닷새째 3000명대 확진자 발생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한 주(11월15~21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2853명에 달했다.


Today`s HOT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친팔레스타인 시위 하는 에모리대 학생들
중국 선저우 18호 우주비행사 뉴올리언스 재즈 페스티벌 개막
아르메니아 대학살 109주년 파리 뇌 연구소 앞 동물실험 반대 시위
최정, 통산 468호 홈런 신기록! 케냐 나이로비 폭우로 홍수 기마경찰과 대치한 택사스대 학생들 앤잭데이 행진하는 호주 노병들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