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이후…더 커진 아이들의 비명 소리

이창준 기자

통계청, 삶의 질 지표 보고서
아동학대 7년 새 ‘5배’ 증가
등교 못해 영양결핍률 악화

10만명당 2.7명 ‘극단 선택’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아

코로나19 대유행이 2년 넘게 지속되면서 국내 아동·청소년의 안전과 건강 상태가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아동학대 경험률이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늘어 10만명당 502명에 달했고, 아동·청소년 자살률은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아동·청소년들이 느끼는 삶에 대한 주관적인 만족도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나빠졌다.

통계청 통계개발원이 27일 발표한 ‘아동·청소년의 삶의 질 2022’ 지표 보고서를 보면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코로나19 첫해인 2020년 10만명당 401.6명에서 지난해 502.2명으로 1년 새 10만명당 100명 이상 급증해 역대 최고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만 통계청은 2014년 관련 법이 강화되면서 아동학대에 대한 인식이 변화해 이후 해당 수치가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점도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아동학대 피해 경험률은 2014년 10만명당 109.9명에서 7년 새 5배 가까이 늘었다. 반면 코로나19로 또래들과 어울리는 시간이 줄어들면서 또래폭력 피해 경험률은 2018년 8.5%에서 2020년 5.9%로 줄었다.

아동·청소년의 건강 상태도 코로나19 발생 이후 더 악화되는 추세다. 아동·청소년의 자살률은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10만명당 2.1명에서 2020년 2.5명으로 0.4명 늘었다. 2021년 자살로 사망한 아동·청소년은 10만명당 2.7명으로 증가폭(0.2명)은 둔화됐으나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은 수치였다.

통계청 관계자는 “아무래도 ‘코로나 블루’(코로나19에 따른 우울감)가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며 “또래 친구들과 관계가 중요한데 고립감 등이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학교를 매일 가지 못하면서 아동·청소년의 영양결핍률은 2019~2020년 사이 일제히 악화됐다. 연령별로는 1~9세의 경우 3.1%포인트(3.4%→6.5%), 10~18세는 6.7%포인트(16.7%→23.4%) 증가했다.

아동·청소년의 주관적 삶의 만족도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아동·청소년의 삶의 만족도를 0점에서 10점 사이로 점수화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종합실태조사 자료를 보면 2017년 6.99점이었던 삶의 만족도는 2020년 6.80점으로 줄었다. 행복과 같은 긍정정서는 같은 기간 7.29점에서 7.19점으로 감소했고 부정정서는 2.67점에서 2.94점으로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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