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장 "양치 혁신, '잇몸 중심'으로 인식 대전환 해야"

박효순 기자

■잇몸병 예방, 구강 및 전신 건강에 중요

■‘2023 대한민국 양치혁신’ 캠페인 진행

“잇몸병이 중요한 이유는 전신 건강에까지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잇몸 출혈, 부종, 변색, 통증 중에서 한 가지라도 겪고 있다면 잇몸병을 앓고 있는 것인데, 이를 방치하면 세균과 염증성 인자가 혈관을 통해 전신으로 퍼질 수 있어요. 폐렴, 치매, 당뇨, 심혈관계 질환 등 심각한 질환의 발생 확률이 높아집니다.”(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장)

매년 6월 9일은 구강보건에 대한 국민의 이해와 관심을 높이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 ‘구강보건의 날’이다. 6과 9 숫자는 어린이의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6세의 6과 어금니(臼齒 구치)의 구(9)자를 의미한다. 이날을 즈음해 보건복지부와 대한치과사협회·대한구강보건협회를 포함한 여러 단체, 전국 지자체, 지역 의료기관, 교육기관들이 구강검진, 구강보건교육, 국민홍보캠페인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다.

치아 및 구강건강을 좀먹는 대표적인 질환이 치주염 및 치은염(치주질환, 잇몸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에 의하면 2020년 ‘치은염 및 치주염’ 환자 수는 약 1637만명으로 2019년에 이어 1위를 기록했다. 이후에도 1위 행진은 연속 진행형이다. 2022년에는 1700만명을 넘어서며 ‘국민병 1호’의 자리를 확고히 하고 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장이 지난 9일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이 끝난 후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장이 지난 9일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이 끝난 후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지난 9일 서울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78회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이 끝난 후 경향신문과 만난 박용덕 구강보건협회장(58)은 “구강보건에 대한 올바른 인식을 갖고 구강 건강을 위한 노력을 기울인다면 다양한 질환으로부터 우리의 건강을 지킬 수 있다”면서 “살면서 경각심을 갖고 예방해야 할 대표적인 구강질환은 바로 잇몸병(치주질환)”이라고 말했다.

구강보건협회는 1968년 설립 이후 현재까지 순회 구강보건 교육, 구강보건 작품 공모전, 교육매체 개발 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국민 구강건강증진에 힘쓰고 있다. 특히 올해는 구강 헬스케어 브랜드 필립스 소닉케어와 손잡고 ‘2023 대한민국 양치혁신 캠페인’을 전개 중이다. 치과의사인 박 회장은 경희대에서 ‘예방 사회치과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경희대 치대 교수를 거쳐 현재는 신한대학교 연구부총장직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국내 잇몸병 환자 현황은 어떠한가?

“우리는 잇몸병 환자 1700만 시대에 살고 있다. 잇몸병은 노년층에게만 해당되는 질병이라고 착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로 20대 사이에서는 2014년부터, 30대 사이에서는 2017년부터 줄곧 흔한 감기를 제치고 외래 다빈도 상병 통계 1위를 차지했다. 2021년 기준 2030세대 잇몸병 환자는 약 480만명이다. 2030세대 전체 인구 약 1300만 명 중 3분의 1 이상이 잇몸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황만 놓고 보더라도 잇몸병은 노년층뿐 아니라 젊은 세대에서도 관심을 갖고 예방해야 할 심각한 질병임을 알 수 있다.”

박용덕 구강보건협회장은 경향신문과 만나 “잇몸병 예방은 전신질환 예방 등 건강에 매우 중요다”면서 “양치에 대한 인식을 ‘잇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용덕 구강보건협회장은 경향신문과 만나 “잇몸병 예방은 전신질환 예방 등 건강에 매우 중요다”면서 “양치에 대한 인식을 ‘잇몸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 잇몸병이 많이 발생하는 주된 원인은.

“최근 필립스 소닉케어와 공동으로 ‘2023 대한민국 구강건강 및 양치습관 실태’에 대해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첫 번째로, 잇몸병이 전신질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어 잇몸병에 대한 심각성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설문조사 결과에 의하면, 20대 191명 중 163명(85.4%)이, 30대 188명 중 144명(76.6%)이 잇몸병과 전신질환의 연관성에 대해 잘 모르거나, 관심이 없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치아 세정 중심의 양치습관을 고수하고 잇몸 관리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하는 등 잘못된 양치습관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설문조사에서 치아 바깥쪽, 치아 안쪽, 치아 씹는 면, 잇몸선, 치간 등 양치 시 가장 신경 쓰는 부위가 어딘지를 물었다. 20대 191명 중 13명(6.8%), 30대 188명 중 14명(7.4%)이 잇몸선을 꼽았다. 해당 응답자들 제외한 나머지 대다수는 양치 시 잇몸병 예방의 핵심인 잇몸선 세정에 신경 쓰지 않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잇몸병과 관련해 직면하고 있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양치에 대한 인식을 ‘잇몸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잇몸병은 주로 잘못된 양치습관으로 치태가 충분히 제거되지 않아 치석이 생기면서 발생한다. 치태는 주로 잇몸의 경계부인 잇몸선에 잔존하기 쉽기 때문에 잇몸병 예방을 위해서는 양치 시 치아와 잇몸선을 우선적으로 닦아야 한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2023 대한민국 양치혁신’ 캠페인을 통해 적극적으로 잇몸병의 위험성과 심각성을 알리고, 잇몸병 예방에 효과적인 ‘표준잇몸양치법’과 ‘0-1-2-3 양치습관’을 강조하고 있다. 잇몸을 중심으로 양치하는 표준잇몸양치법은 칫솔을 연필 쥐듯이 가볍게 잡아 칫솔모 끝을 잇몸선에 45도 방향으로 밀착해 5~10회 부드러운 진동을 주면서, 손목을 사용해 칫솔모를 잇몸에서 치아 방향으로 쓸어내듯이 양치하는 방법이다. 0-1-2-3 양치습관은 잇몸 손상 없이, 식후 1분 이내, 2분 이상, 하루 3번 이상 양치하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78회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구강보건협회 장원종 부회장(왼쪽부터), 박용덕 회장, 김동기 고문, 정유미 총무이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지난 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 78회 구강보건의 날 기념식에서 대한구강보건협회 장원종 부회장(왼쪽부터), 박용덕 회장, 김동기 고문, 정유미 총무이사가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표준잇몸양치법’을 일상에서 잘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치의학 영역에서는 표준잇몸양치법을 치주질환 예방에 효과적인 양치법으로 제안하고 있다. 다만 표준잇몸양치법은 전문가의 교육이 필요한 양치법으로 수동칫솔을 사용하는 개개인이 체득하고 습관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최근에는 표준잇몸양치법으로 양치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거나 잇몸병을 앓고 있는 분들에게 표준잇몸양치법을 보다 쉽게 구현할 수 있는 음파전동칫솔을 사용해 볼 것을 권장한다. 수동칫솔로는 물리적인 힘으로 진동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음파전동칫솔은 정밀한 음파 진동으로 세정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음파전동칫솔은 미세진동세정 방법이므로 수동칫솔모가 닿기 어려운 치아 사이와 치은열구의 치면세균막까지 제거할 수 있다. 잇몸 자극을 최소화하면서 마사지 효과를 내 잇몸 관리에 효과적이다.”

―잇몸병 환자 증가 추세를 막기 위해서는 올바른 양치습관과 양치법에 대한 교육 및 보급이 시급한 것으로 보인다.

“양치혁신 구강건강 캠페인을 통해 진행할 활동은 나이스(N.I.C.E.)라는 키워드로 축약된다. N은 New insight다. I는 Information이다. C는 Contest다. E는 Education이다. 올바른 양치법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고 실천을 돕기 위한 전문적인 교육매체를 개발하며, 다양한 구강보건 작품공모전과 ‘어린이 양치교실’ 등 다양한 형태로 구강보건교육을 지속할 계획이다.”

*사진=대한구강보건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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