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술인술

어깨는 왜 아파지는가?

박효순 기자

*글·유연식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전 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교수)

젊은 청년들의 병원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대부분 잘 생기고 좋은 체형을 가진 공통점이 있다. 어깨의 아픈 부위도 거의 같다. 팔을 들 때 어깨 관절의 후방 부, 그리고 평소에는 어깨관절의 전방 특히 상완 이두건 장두가 팔의 앞부분으로 지나가는 부분을 불편해한다. 발생 원인도 비슷하다. 주로 벤치 프레스와 푸시업을 즐겨했던 공통점이 있으며 트레이너의 지도 없이 혼자 단련했던 사람들이 더 많다. 신체검사 시 삼각근의 발달로 약간 감춰지기도 하지만 대부분 어께 관절이 후방으로 이탈한다. 왜 이런 일들이 생길까?

모든 현상을 하나로 설명하기 어렵지만 많은 경우에서 후방 관절순의 파열에 의한 원인이 많다. 어깨 관절은 원구형태의 상완 골두와 편편한 형태의 관절 와로 이루어지는데 이런 해부학적 구조적 불일치로 태생적으로 어깨 관절은 불안정하다. 따라서 편평한 관절 와는 원구형태의 상완 골두가 과하게 미끄러지지 않도록 변연부에 약간의 둔 턱을 두게 되는데 이것을 관절와순이라 부른다. 마치 스마트폰의 액정을 보호하기 위한 물렁한 재질의 스마트폰 커버를 연상하면 되겠다.

유연식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유연식 원장·정형외과 전문의

관절와순은 탄성 연골의 구조로 상당히 어깨관절의 안정성을 주지만 극단적 각도에서는 상완 골두의 이탈을 어느정도 허용한다. 탄성 구조이므로 상완 골두의 이탈 시 관절순의 손상은 별로 입지 않지만 반복되거나 이탈정도가 과하면 둔턱이 무너지는것과 같이 관절와순과 관절연골 간에 틈이 생기게 된다. 마치 새알보다 작은 머리를 가진 뱀이 자신의 머리보다 큰 새알을 삼킬 때 턱관절을 의도적으로 이탈 시킨 후 삼키고 다시 턱관절을 집어넣는 과정과 비슷한데 이런 행동이 반복되면 턱관절이 망가지는것과 같은 이유이다.

벤치프레스나 푸시업 등으로 관절와 후방에 힘이 과하게 걸려 둔턱의 역할을 하던 관절순 특히 후방관절와순에 틈이 생기면 어깨 선 밑의 일정 각도에서 상완골두가 불안정하게 되어 후방으로 이동하게 된다. 제자리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오히려 전방으로의 이동이 과하게 발생하여 견갑하건과 상완이두건이 오구돌기와 충돌하게 된다. 또한 외전과 전방거상 시에는 상하 불안정이 발생되어 극상건이 견봉과 충돌하여 발생하는 현상도 발생한다.

비교적 젊은 나이에 발생했고 병원 방문이 비교적 초기에 이루어지므로 이탈의 결과인 회전근개 파열 또는 상완 이두건의 손상 정도가 심각한 경우는 거의 없다. 따라서 안정성을 주면서 정상 범주내에서의 약간의 이탈만을 허용하는 노력이 필요한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이 후방 근력강화이다. 사실 상완골두가 후방으로의 이탈을 가장 확실하게 방지하려면 의도적으로 어깨관절의 유연성을 줄이는 즉 후방 둔턱 즉 후방관절순의 높이를 올리고 관절낭의 용적을 감소시키는 수술적 방법이 있으나, 이 경우 술후 관절의 범위 감소가 영구적일 수도 있으며 같은 레벨의 스포츠로의 복귀가 어려워 상당히 진행된 파열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천할 만한 방법이 아니다.

직장인이 어깨질환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해보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직장인이 어깨질환으로 인한 고통을 해결해보려는 자세를 취하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반면 후방 근력, 즉 광배근과 하부 승모근, 그리고 능형근의 강화로 견갑골의 위치를 바로 하면 이미 형성된 삼각근이 후방으로 이탈되는 힘을 억제할 수 있으므로 유연성을 유지하면서 안정된 상완골의 운동을 얻게 된다. 후방근력을 강화하는 대표적인 방법은 턱걸이와 노젖기 그리고 들어올리기 운동이다. 각각의 운동은 어느정도 척추에 부담을 주므로 척추운동 강화가 선행되어야 한다. 사실 상완골의 후방 이탈은 견갑골의 입장에서는 상완골로부터 전방으로의 이탈을 의미하므로 견갑골의 후방 이동을 위한 운동법이 필요하다. 결국 견갑골의 후인을 위한 노력이 주 목표가 되어야 하므로 올바른 척추선을 기준으로 견갑골의 후인을 유도하는 근육인 능형근 광배근의 강화가 중요하다. 이는 의도적인 운동으로 인한 어깨통증을 가진 젊은 환자뿐 아니라 등이 구부정한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발생한 중년의 어깨 통증의 경우에도 적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깨의 유연성이 너무 과하여 상완골두의 아탈구가 늘 발생하거나 어느 정도의 유연성을 가진 사람이 던지기, 수영 또는 어깨가 후방으로 밀릴 수 있는 행위를 지속적으로 했다면 후방관절순의 파열이 저명하게 되고 이는 이차적인 회전근개의 파열이 뒤따르게 되는데 이때는 수술적 봉합술이 필수적이다. 결국 유연성으로 대표되는 어깨의 넓은 가동범위는 최대 운동력에 필수적이지만 이는 바른 척추선과 충분한 견갑골 주위 근력의 존재할 때만 유효하다.

만약 체형이 굽어지고 어깨 근력이 감소될 경우 부드러운 유연성은 오히려 통제할 수 없는 어깨 관절의 불안정성을 의미하며 후방 관절와순의 손상과 함께 순차적으로 상완이두건을 포함한 전방 회전근개의 파열을 유발한다. 따라서 바른 자세와 견갑골을 바로 세우고 유지할 수 있도록 척추의 유연성 및 견갑골 주위근육을 포함한 후방근력의 강화에 힘쓰고, 관절와순에 과도한 부하를 줄 수 있는 프레스 운동에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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