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근무 의사에 ‘풀패키지형’ 우대 조건”···지역필수의사제 어떤 제도?

민서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여덟 번째,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에 참석해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정부가 1일 발표한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는 학생에게 장학금과 정주 비용 등을 지원하는 대신 일정기간 지역에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의사 인력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는 지역의료를 강화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이날 ‘생명과 지역을 살리는 의료개혁’을 주제로 한 8번째 민생토론회를 열고 필수의료 살리기를 위한 4대 정책 패키지를 보고했다. 보건복지부는 지역병원 집중 육성을 통한 좋은 전문의 일자리 확충과 함께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의 자세한 내용은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칭)에서 구체화하기로 했다.

정부가 제시한 지역필수의사제의 핵심은 대학, 지자체, 학생 간의 ‘계약’이다. 복지부는 지역필수의사제 검토 예시로 ‘지역의료리더 육성제’와 ‘지역필수의사 우대계약제’를 들었다. 지역의료리더 육성제는 대학-지자체-학생의 3자 계약을 통해 학생이 ‘지역의료리더 육성 프로그램’을 선택하면 장학금·수련비용을 지원하고, 교수 채용 할당과 정주 지원을 약속한다. 대신 학생은 일정 기간 지역에 근무해야 한다. 지역필수의사 우대계약제는 충분한 수입과 정주 여건(교육·주거 등 지자체 지원) 보장 등을 조건으로 지역 필수의료기관과 장기근속 계약을 하는 제도다.

지역필수의사제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지역의사제와는 다르다.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이날 토론회 후 열린 브리핑에서 “지역의사제는 어떤 의대를 졸업하면 ‘의무’가 부과되어 일정 기간 그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하는 제도고, 지역필수의사제는 그렇게 의무나 강제를 하지 않는 방법”이라며 “(지역에 근무하는) 선택을 하면 그 선택이 더 좋도록 보상을 해서 의사가 지역 필수의료 분야에 있을 수 있도록 해준다는 것이 지역필수의사제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강준 복지부 지역의료정책과장은 “단순히 장학금 뿐만 아니라 수련 비용이나 향후에 정착할 수 있는 비용을 지원하고, 가장 중요한 경력을 개발할 수 있는 안정적인 일자리까지 포함하는 풀패키지형 우대조건을 제시할 것”이라고 했다.

복지부는 ‘조속한 시일’ 내에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지난달 31일 사전설명회에서 “가급적이면 조속히 구체화해서 시행하겠다”며 “의대 정원을 늘리더라도 (늘어난 정원이) 졸업 후 현업에 나오기까지 6년의 교육기간을 거쳐야 하는데 그 이전에 현재 있는 인력 중에도 지역필수의사제를 선택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지역의사 양성을 위한 법률 제정안’(지역의사제 법안)을 전체회의에서 민주당 주도로 의결했다. 이 법안의 골자는 의대 정원 일부를 별도로 선발한 뒤 해당 인원은 10년간 지역 의료기관에서 의무 복무하게 하는 것이다. 복무 의무를 지키지 않으면 대학 때 받은 장학금을 반환해야 하고 의사 면허도 취소된다.

보건의료노조와 간호돌봄시민행동, 경제시민실천연합, 한국노총 등 282개 단체로 구성된 ‘공공의대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은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를 통과한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의 입법을 촉구했다. 경실련 제공

보건의료노조와 간호돌봄시민행동, 경제시민실천연합, 한국노총 등 282개 단체로 구성된 ‘공공의대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은 1일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를 통과한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의 입법을 촉구했다. 경실련 제공

민주당의 지역의사제는 의대생의 직업 선택권, 의사의 이동권을 제한한다는 논란이 있다. 의료계도 강하게 반대한다. 복지부 역시 당시 “논의가 좀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계약형으로 지역의사제를 추진하면 이같은 논란은 피할 수 있다. 다만 고액 연봉에도 의사가 오지 않는 지역 의료원의 상황을 고려하면 각종 지원을 해주고 ‘본인의 의사’에 맡기는 제도의 실효성은 지켜봐야 한다.

지역의사제를 주장해 온 노조·시민단체 등은 의무를 부여하지 않는 지역필수의사제가 무용지물이라고 본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오후 입장문을 내고 “지역의료 강화 방안에 지역의료 강화의 핵심인 지역 공공의료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빠져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지역의료를 살리기 위해선 지역의사제법을 통과시켜 정부가 지역의료에 복무할 의사인력을 책임지고 양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보건의료노조를 포함해 간호돌봄시민행동, 경제시민실천연합, 한국노총 등 282개 단체로 구성된 ‘공공의대법 제정을 촉구하는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상임위를 통과한 공공의대법과 지역의사제법의 입법을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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