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서 달리던 택시서 뛰어내린 여대생 사망…동생 “누나는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 위협 느껴” 청와대 국민청원

택시기사 “행선지 잘못 알아들어” 진술

경찰, 통화 내역 등 사건 경위 조사 중

경북 포항에서 20대 여대생이 달리던 택시에서 뛰어내렸다가 뒤따라오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것과 관련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 사건과 관련 숨진 A씨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이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누나는 차량 안에서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을 위협을 느꼈다”며 진실규명을 호소했다.

포항서 달리던 택시서 뛰어내린 여대생 사망…동생 “누나는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 위협 느껴” 청와대 국민청원

8일 경북 포항북부경찰서에 따르면 대학생 A씨는 지난 4일 오후 8시45분쯤 포항시 흥해읍 KTX포항역 근처에서 B씨(60대)가 운전하는 택시를 탔다.

A씨는 술을 마시지는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승차 전 함께 있던 남자친구는 기사에게 행선지를 A씨가 다니는 대학 기숙사로 밝혔다. 남자친구는 택시에 동승하지 않았다.

택시는 그러나 A씨의 기숙사와는 다른 방향으로 달렸다. A씨는 차에서 뛰어 내렸고 뒤따르던 차에 치였다. A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운전기사 B는 “A씨가 ‘차에서 내려도 되느냐’고 물은 뒤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렸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또 “행선지를 잘못 알아듣고 다른 대학 기숙사 방향으로 달렸다”고 진술했다.

이 사건과 관련해 A씨의 친동생이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스무 살 우리 누나가 왜 달리는 택시에서 뛰어내려야만 했는지, 밝고 건강한 우리 누나의 죽음을 바로잡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글에서 “인터넷에선 누나의 사망을 기사로 보도하고 있지만 부정확한 정보와 사고가 발생하지 전까지의 인과관계가 생략이 되어있어 우리 누나가 왜 그런 무서운 선택을 했는지 사람들이 함부로 상상하고 이야기한다”며 “일파만파 퍼진 기사를 본 사람들이 잘못된 정보로 오해를 하는 것 같아 하나뿐인 동생으로 죽을 만큼 고통스럽다”고 밝혔다.

이어 “누나는 택시가 빠른 속도로 낯선 곳을 향해 가고 기사에게 말을 거는 시도에도 택시기사가 미동도 없자 극도의 불안감을 남자친구에 카톡으로 전달했다”며 “본인의 상황을 알리기 위해 남자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고, 남자 친구는 전화기를 통해 ‘아저씨 세워주세요’라는 목소리를 들었으나 택시 기사는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누나는 빠르게 달리는 차량 안에서 극도의 공포감과 생명의 위협을 느껴 차에서 뛰어내리는 선택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누나의 사고가 누나의 잘못이 아님을 증명하는 것이 누나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해 청원글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택시 기사 진술 등을 바탕으로 의사소통 과정에 빚어진 오해로 A씨가 달아나기 위해 달리는 차에서 뛰어내렸을 가능성과 A씨의 통화 내역 등을 토대로 공포와 생명의 위협을 느꼈을 가능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 글은 현재 비공개 상태이다. 청와대는 이와 관련 “사전동의 100명 이상이 되어, 관리자가 검토중인 청원”이라며 “공개까지 시일이 소요될 수 있다. 신속히 공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단 청원 요건에 맞지 않는 경우, 비공개 되거나 일부 숨김 처리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청원 택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