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전 경기지사 배우자인 김혜경씨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경찰이 관련 업소 120여곳을 압수수색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달 중순 일주일에 걸쳐 김씨가 법인카드를 사적 유용했다는 의혹이 있는 수도권 지역 식당 129곳을 압수수색했다. 압수수색한 식당은 대부분 수원과 성남에 집중된 것으로 알려졌다.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뤄진 이번 압수수색은 철저한 보안 속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를 통해 김씨가 법인카드를 사적으로 이용한 것이 맞는지, 맞는다면 사용기간과 금액은 얼마나 되는지 확인할 방침이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대로 사건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 소환 대상으로는 사건을 제보한 공익신고인인 전 경기도청 비서실 비서 A씨, 그리고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전 총무과 5급 배모씨 등이 거론된다. 경찰이 김씨에게 소환 통보를 할 가능성도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중인 사안이라 자세한 내용은 말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해 12월 이 전 지사와 김씨, 배씨 등 3명을 직권남용과 국고손실 등 혐의로 고발했다. 국민의힘은 김씨가 이 전 후보의 경기지사 재임 시기인 2018년부터 3년간 배씨를 수행비서로 뒀다고 주장하면서 “혈세로 지급하는 사무관 3년치 연봉이 ‘김혜경 의전’에 사용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어 올해 2월에는 김씨가 음식 배달과 집안일 등 사적 심부름에 공무원을 동원했고, 개인 음식값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하거나 타인 명의로 불법 처방전을 발급받게 한 의혹 등이 있다며 이들을 직권남용, 강요, 의료법 위반, 허위공문서작성·행사, 국고 손실, 업무 방해, 증거 인멸 등 혐의로 추가 고발했다.
경기도는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에 대해 특정감사를 벌인 뒤 지난 3월 배씨에게 횡령과 업무상 배임 혐의를 적용해 경기남부경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고발장에는 배씨가 경기도청에 근무한 2018년 7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의 법인카드 사용내역 전체가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고발인 조사를 차례로 마친 뒤 지난 4월 경기도청과 배씨의 자택을 압수수색을 단행, 강제수사로 전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