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망하고 또 허망해”···‘7명 사망’ 대구 화재참사 장례식장 '침울'

김현수 기자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지난 9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김현수 기자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장례식장 입구에 지난 9일 취재진들이 모여 있다. 김현수 기자

“그런 건 물어 보지마. 물어보면 눈물 나지…”

10일 오전 9시30분쯤 대구 중구 삼덕동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만난 A씨는 “희생자 중 특별한 추억이 있는 분이 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방화 추정 화재 사건의 사망자인 사무장 B씨와 오랜 기간 함께 일하다 최근 퇴직한 사무장이라고 했다. A씨는 “초등학생과 중학생인 두 딸을 두고 떠나는 아비의 마음이 어떻겠느냐”면서 “아흔이 넘은 아버지도 보살피고 잘 웃는 정이 많은 친구”라며 말끝을 흐렸다.

그는 숨진 변호사 C씨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A씨는 “자식들을 모두 유학 보내고 홀로 생활하는 ‘기러기 아빠’”라면서 “운동을 좋아하고 아주 소탈하신 분”이라고 회상했다. C씨와 한 사무실에서 숨진 사촌 형제인 사무장 D씨에 대해서는 “사무실에서 큰 소리 한 번 안 낼 정도로 순하신 분”이라고 말했다.

희생자 중 30대 여직원은 결혼한 지 1개월밖에 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워 했다. 그는 “(여직원이)사무실에서 4~5년 정도 일했다”면서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은 지 한 달도 안 됐는데, 허망하기 그지없다”고 말했다.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은 이날 역시 전날과 마찬가지로 무거운 공기가 감돌고 침통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가족을 잃은 유족들은 허탈한 표정을 한 채 빈소 안으로 힘없이 발걸음을 옮겼다.

유족들은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이날 오후 5~6시쯤 마련할 예정이다. 희생자 C씨 측 관계자는 “합동분향소를 경북대병원 장례식장에 배정받아 준비하고 있다”며 “합동분향소 외에도 희생자 6명의 개별분향소도 다른 공간에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대구지방변호사회는 이들에 대한 장례 절차를 대구변호사협회장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이석화 대구변호사회장은 “유가족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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