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158억 무차입 공매도’ HSBC 홍콩 법인과 소속 트레이더 기소

김세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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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남부지방검찰청 이준헌 기자

158억원 상당의 ‘무차입 공매도’ 혐의를 받는 글로벌 투자은행 HSBC와 소속 트레이더가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이 글로벌 투자은행의 무차입 공매도 행위를 기소한 것은 처음이다.

서울남부지검 불법 공매도 수사팀(팀장 권찬혁 금융조사1부 부장검사)은 무차입 공매도를 남발한 글로벌 투자은행 HSBC 홍콩 법인과 법인 소속 트레이더 3명을 자본시장법 위반으로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무차입 공매도는 일반 공매도처럼 미리 주식을 빌리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를 하는 것으로, 일단 매도한 뒤에 나중에 주식을 빌려서 주겠다는 신용 거래 형태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미리 빌려둔 주식을 이용한 공매도’(차입 공매도)를 제외한 모든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들은 2021년 8월부터 약 4개월간 주식을 차입하지 않은 상태에서 국내지점 증권부에 차입을 완료한 것처럼 거짓 통보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홍콩 소재 법인 잔고관리시스템을 이용해 11회에 걸쳐 9개 상장사 주식 32만주, 합계 158억원 상당을 무차입 공매도했다.

검찰은 이들이 공매도 주문을 하려면 최소한 주식 차입을 미리 확정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경제적 이익을 위해 무차입 공매도를 남발했다고 봤다. HSBC는 국내 지점의 서버 보관 자료를 주기적으로 삭제하고, 주요 자료를 해외 서버에 보관하는 등의 방법으로 규제를 피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무차입 공매도 위반 등 혐의로 BNP파리바, BNP파리바증권, HSBC에 과징금 265억2000만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지난 2월 HSBC 국내지점 등 증권사, 주식 보관은행을 압수수색해 수사망을 좁혀왔다. 검찰은 BNP파리바 등에 대해서는 추가로 수사를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국내 시장에서 개인들은 무차입 공매도가 원천 봉쇄돼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이 무차별 공매도를 남발하면 공정성이 크게 훼손된다”고 말했다. 이어 “불법 공매도에 대한 감시 공백과 악의적 관리 회피 행위 등이 확인됐다. 이를 금융위원회 등 주무 부처에 신속하게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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