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이정식 후보자,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 때 외부강의 ‘셀프 승인’

이혜리 기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서울 통의동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열린 3차 내각 발표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인수위사진기자단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가 노사발전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할 때 ‘셀프 승인’으로 외부강의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윤미향 무소속 의원이 노사발전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외부강의 신고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는 재단 사무총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5월과 6월에 각각 4회씩 외부강의를 했다. 새 정부 노동정책이나 노사관계를 주제로 노동조합·대학 등에서 1~2시간 진행한 강의다.

공직자 행동강령 운영지침은 대가를 받고 수행하는 외부강의 횟수를 한 달에 3회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노사발전재단 임직원 행동강령은 ‘월 3회를 초과해 외부강의를 하려는 경우 미리 사무총장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돼있었다. 이는 공직자가 외부강의를 지나치게 많이 해 업무에 지장이 미칠 것을 방지하는 장치다. 기관에 따라 한달에 1회, 연 6회 등으로 제한하고 외부강의 심사위원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재단 문의 결과, 이 후보자는 2017년 해당 외부강의를 하면서 별도의 서류상 절차는 밟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자가 관련해 작성한 신고서나 승인 내역이 있느냐는 윤미향 의원실 질의에 재단은 없다고 답변했다. 이 후보자 측은 “당시 승인과 관련된 구체적인 절차 및 기준 규정이 없어 별도의 절차는 시행하지 않았다”며 “이 후보자가 승인권자이다보니 이 후보자가 (해당 외부강의는) 재단 업무와 관련성이 있고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이라고 밝혔다.

외부강의 신고내역을 보면, 이 후보자는 재단 사무총장으로 있던 2017년 4월부터 2020년 4월까지 3년간 총 1833만원 가량을 외부강의 사례금으로 받았다. 2017년 20회 613만원, 2018년 16회 600만원, 2019년 13회 530만원, 2020년 2회 90만원이다.

청탁금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은 공직유관단체 임직원은 외부강의 1시간당 40만원, 1시간을 초과하면 6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고 규정한다. 내역상 이 후보자가 이 기준을 위반한 사례는 없었다. 다만 2019년 11월 30분간 심사·평가 자문에 참여한 뒤 40만원을 받고, 2018년 11월 1시간10분간 강의하고 60만원을 받는 등 시간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금액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

노사발전재단은 앞서 각종 비위가 드러나 직원들 수 십명이 징계를 받고, 노동부가 이 후보자를 해임해야 한다고 요청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윤미향 의원은 “후보자는 외부강의 한도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작 본인 강의는 규정을 관대하게 해석했다”며 “재직 당시 문제 소지가 있었다면 규정을 즉시 개선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Today`s HOT
휴전 수용 소식에 박수 치는 로잔대 학생들 침수된 아레나 두 그레미우 경기장 UCLA 캠퍼스 쓰레기 치우는 인부들 호주 시드니 대학교 이-팔 맞불 시위
인도 카사라, 마른땅 위 우물 갱단 무법천지 아이티, 집 떠나는 주민들
마드리드에서 열린 국제 노동자의 날 집회 폭우로 주민 대피령 내려진 텍사스주
경찰과 충돌한 이스탄불 노동절 집회 시위대 케냐 유명 사파리 관광지 폭우로 침수 올림픽 앞둔 프랑스 노동절 시위 해리슨 튤립 축제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