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못 돌려도 화물 파업 공감”…국내외서 쏟아진 지지

건설기업노조 “정부 대책 주시”…호주 운수노조 “안전운임제 좋은 제도”

<b>화물연대 파업 조합원들 지나치는 원희룡 장관 차량</b>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인 14일 경기 의왕 내륙물류기지(ICD)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탑승한 차량이 파업 중인 조합원들을 경찰들이 둘러싼 가운데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화물연대 파업 조합원들 지나치는 원희룡 장관 차량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인 14일 경기 의왕 내륙물류기지(ICD)를 방문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탑승한 차량이 파업 중인 조합원들을 경찰들이 둘러싼 가운데 기지를 빠져나가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화물연대 총파업을 향한 노동계와 시민사회의 지지가 잇따르고 있다. 해외 운수노동자들도 안전운임제의 필요성에 공감하며 연대의 뜻을 보냈다. 화물연대는 ‘화물기사들의 최저임금제’라고 불리는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지난 7일부터 파업을 하고 있다.

14일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까지 노조가 진행한 ‘안전운임제 전면 확대 촉구 시민선언’ 신문광고 모금에 전국의 단체·개인 544명이 힘을 보탰다. 모금액은 1200만원을 넘겼다. 노조 관계자는 “참여해주신 분들의 선언을 모아 주요 일간지 광고로 게재할 것”이라고 했다.

시민단체들은 연일 파업을 지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인권운동네트워크 ‘바람’은 전날 성명에서 “생계비를 위해 화물노동자는 과속, 과로, 과적을 강요당하며 생명을 건 노동을 한다”며 “화물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할 때 모두의 안전이 보장된다”고 밝혔다. 정부의 강경 대응을 두고는 “정부는 더 이상 정당한 파업을 ‘운송을 방해하는 불법행위’로 규정하며 탄압하기를 중단해야 한다”고 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0일 “사안 해결에 책임을 다해야 할 정부가 화물운송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에 실질적 대화에 나서기는커녕 엄정 대응만을 강조하고, 윤석열 대통령은 노사 자율에 맡겨 해결해야 한다는 무책임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면서 “대통령과 정부의 책임 방기 행태를 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노동계에서도 지지 선언이 이어졌다. 화물연대 파업으로 작업에 지장이 생긴 제조업·건설업 분야에서도 화물연대 파업에 우호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 현대자동차 정규직 직원이 다수인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는 파업 개시 이튿날인 지난 8일 “현대차 역시 화물운수가 없다면 라인을 돌릴 수 없다”면서도 “하지만 화물연대 노동자들의 권리 또한 중요하다는 것을 충분히 공감하며 파업을 지지한다”고 했다.

국제 운수노련 “한국 정부의 노동권 침해 좌시 안할 것”

전국건설기업노조도 지난 10일 “정부는 화물연대와 진지한 대화에 임하라”고 촉구했다.

해외 화물·운수 노동자들도 화물연대의 파업에 주목하고 있다. 국제운수노련은 지난 13일 화물연대 파업에 대한 정부의 강경 대응을 규탄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스티븐 코튼 사무총장은 “우리는 이러한 노동기본권과 시민권에 대한 침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며 법적 대응을 고려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국민의힘과 한국 정부의 이런 배신 행위에 분노한다”며 “파업은 한국 경제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글로벌 공급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했다.

해외 노동계는 한국의 안전운임제를 ‘좋은 선례’라고 평가했다. 호주 운수노조의 마이클 케인 사무총장은 지난달 28일 성명에서 “한국의 안전운임제는 수많은 한국 도로운수 노동자의 삶과 생계에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전 세계 노조들이 한국의 안전운임제를 모델로 삼고 있다”며 “호주에서도 아마존 택배 배달노동자의 안전운임을 확보하는 데 활용했다”고 했다. 이탈리아 국제환경직업의학전문가모임과 영국 왕립사고예방협회·산업안전보건연구소 전문가 41명은 지난 9일 정부에 공개서한을 보내 “한국의 안전운임제는 도로운송의 노동조건과 보건안전을 개선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