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운임제 일몰 연장’ 접점 못 찾는 노·정

유선희·이혜리·김태희 기자

화물연대 총파업 8일째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경기 의왕ICD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현장점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이 14일 경기 의왕ICD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관련 현장점검 후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성동훈 기자 zenism@kyunghyang.com

의왕 ICD 방문 원희룡 장관
“경제 볼모…결단내릴 것”
이틀 만에 5차 교섭 재개
국토부·여당 ‘연장’ 검토에
화물연대 “미봉책 수용 불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안전운임 일몰제 폐지와 전 차종·전 품목 확대 적용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들어간 지 8일째인 14일 오후 8시 화물연대와 국토교통부 간 5차 교섭이 재개했다. 지난 12일 4차 교섭이 결렬된 지 이틀 만이다. 정부·여당이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 연장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는 가운데 화물연대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화물연대는 이날 오후 8시 경기 의왕 내륙물류기지(ICD)에서 국토부와 5차 교섭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화물연대가 원희룡 국토부 장관에게 5차 교섭 진행을 제안하고, 국토부가 이를 받아들이면서다. 화물연대와 국토부는 지난 12일 4차 교섭이 결렬 이후 교섭 일정을 잡지 못했다. 화물연대는 국민의힘과 화주단체까지 포함해 ‘물류산업 정상화를 위한 공동성명서’ 발표를 조율해왔으나 국민의힘이 막판에 반대해 교섭이 결렬됐다고 밝힌 바 있다.

앞서 원 장관은 이날 점심 무렵 총파업 관련 물류 피해 상황과 비상수송대책 관련 점검 차 의왕 ICD를 방문했다. 총파업 이후 현장을 찾은 것은 처음이었지만 피해 상황 점검을 마친 뒤 화물연대 노동자들과는 만나지 않은 채 현장을 빠져나갔다. 원 장관은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 경제를 볼모로 삼아서 일방적으로 모든 요구를 한꺼번에 관철시키려 한다면 장관으로서 결단을 내리겠다. ‘나만 살자. 국민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식의 집단 행동은 단호하게 끊어야 한다”면서도 “대화는 지금도 가능하고 오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국민의힘과 국토부는 내부적으로 안전운임제의 일몰 기한을 연장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안전운임제는 낮은 운임으로 과로·과적·과속 운행이 고착화된 화물노동자의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해 최소한의 운임을 공표하는 제도로, 올해 말 일몰을 앞두고 있다. 다만 당정 모두 공개적인 입장 표명에는 신중한 모습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당정이 안전운임제 일몰 기간을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이 맞느냐’는 질문에 “화물연대 파업과 관련된 부분은 국토부 중심으로 양 당사자인 화주와 차주 간 대화가 이뤄지는 것으로 안다”며 “구체적인 진전 내용은 저희가 아는 바가 없다”고 했다. 화물연대는 일몰 기간 연장은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박연수 화물연대 정책기획실장은 “일몰 기간 연장은 연장 기간이 끝날 즈음 또다시 소모적 논의를 반복해야 한다는 점에서 무책임한 태도”라며 “일몰 연장은 사실상 안전운임제 폐지나 마찬가지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화물연대는 논평을 내고 “화물노동자들은 낮은 운임으로 과속과 과로에 내몰리는 일터에서 일하는 삶을 바꾸고 싶은 거다. 안전운임제는 국민 안전과 화물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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