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노동자·학생연대 “정부, 69시간제 전면 철회” 촉구

글·사진 전지현 기자
한 서울대학교 학생이 21일 학교 학생회관 앞에 붙은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 철회 요구 대자보를 읽고 있다.

한 서울대학교 학생이 21일 학교 학생회관 앞에 붙은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 철회 요구 대자보를 읽고 있다.

서울대학교 노동자·학생 연대 활동기구 ‘비정규직 없는 서울대 만들기 공동행동’(비서공)이 21일 정부의 ‘주 69시간’ 노동시간 개편안을 비판하며 정책 철회를 요구했다.

비서공은 이날 발표한 ‘주 최대 69시간 노동시간 연장 정책, 선택권의 확장이 아닌 생명권의 침해’라는 제목의 성명에서 “정부는 커져만 가는 사회적 반발 앞에서 한발 물러났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과 삶, 시간에 대한 권리 후퇴를 막아내기 위해선, 69시간제 안의 전면 철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성명문은 서울대 관악캠퍼스 학생회관 앞 게시판 등에 대자보로 붙었다.

비서공은 “4일 동안 연속해서 62시간 노동을 하던 한 경비노동자가 지난 8일 종로구의 빌딩에서 쓰러져 세상을 떠났다”며 정부의 근로기준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일하는 사람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장기간의 연차가 현장에서 쉽게 보장되기 어려우며 해당 안이 연장수당을 삭감시켜 임금을 저하할 수 있다”고 했다.

정부가 노동시간 개편의 빌미로 ‘MZ세대’를 앞세운 점도 비판했다. 정부가 지목한 MZ세대는 청년 노동자 전체를 아우르지 못할 뿐 아니라, 정책의 방향 역시 현실과 괴리돼 있다는 것이다. 비서공은 “‘MZ세대’ 여론을 대표하는 것으로 간주돼 온,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노동조건을 보장받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조차도 69시간제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며 “그런 여론에 포함되지 못했던 청년과 학생들, 비정규 노동의 불안정성으로 고용주에게 쉽게 항의하기도 어려운 이들에게 노동시간 연장은 더욱 치명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했다.

비서공은 지난해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가 “게임 하나 개발하려면 한 주에 52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120시간이라도 바짝 일하고 이후에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고 발언한 것과 정부의 노동시간 개편안이 같은 맥락에 있다고 봤다. 이들은 “선택권을 늘리기는커녕 일터의 권력에 저항하기 어려운 노동자들이 가져야 할 시간 주권을 침해한다”며 “69시간제 안의 전면 철회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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