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바이든 - 날리면’ 방송사 4곳 법정 제재…전문가·언론단체 “과잉·자의적”

강한들 기자

여권 추천위원들만 참석

‘과징금 부과’ 이례적 결정

<b>“대통령에 불리하면 객관성 위반?”</b>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22년 MBC의 ‘대통령 비속어’ 관련 보도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20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이날 회의를 방청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방심위를 규탄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대통령에 불리하면 객관성 위반?”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022년 MBC의 ‘대통령 비속어’ 관련 보도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20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 앞에서 이날 회의를 방청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방심위를 규탄하고 있다. 정효진 기자 hoho@kyunghyang.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가 ‘바이든-날리면’ 발언에 대해 보도한 문화방송(MBC) 등 방송사 4곳에 법정 제재를 의결한 것에 대해 전문가와 언론 시민단체 등에서는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보도에 대해 방심위가 ‘과잉 제재’를 하고 있다고 20일 비판했다.

그간 방심위의 제재 사례를 보면 방심위가 방송사의 보도에 대해 ‘과징금 부과’를 결정한 것은 극히 이례적인 일이다. 류희림 방심위원장 체제가 들어선 이후 ‘뉴스타파 인용 보도’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기 전까지는 단 1건에 불과했다. 2019년 KNN의 한 기자가 본인 음성을 익명 관계자 인터뷰인 것처럼 허위 방송했던 경우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미디어 영상홍보학과 겸임교수(전 방심위원)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방송사의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면 규제할 수 있지만, 과징금을 내릴 수 있느냐는 것은 비례성, 명확성 원칙을 위배한 것”이라며 “무리한 판단을 해 제재를 수용하지 않는 방송사가 늘어난다면, 방심위 제도가 있을 이유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방심위는 정원 9명 중 2명이 공석이다. 방통위법을 보면, 방심위원은 3명이 대통령이 위촉하고, 3명은 국회의장이 교섭단체 대표 의원과 협의해 추천한 사람을, 3명은 국회 소관 상임위에서 추천한 사람을 위촉하도록 정하고 있다. 관행적으로 여권 추천 위원 6명, 야권 추천 위원 3명으로 구성돼왔다. 하지만 연이은 야권 추천 방심위원 해촉으로 남은 야권 추천 방심위원은 윤성옥 위원 1명뿐인데, 윤 위원마저도 심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어 야권 추천 위원들의 의견은 심의에 반영되지 않고 있다. 류 위원장은 이날 방심위 방송소위에서 “MBC가 가장 먼저 ‘가이드라인’ 자막을 넣은 것은 주지의 사실”이라며 “1심 판결 이후에 항소하면서 의견 진술 과정에서도 조금의 태도 변화가 없다”고 말하며 ‘과징금 부과’를 의결했다.

방심위가 사법부의 판단이 확정되지 않았는데도 무리한 심의에 나섰다는 비판도 나왔다. 김서중 성공회대 미디어콘텐츠융합 자율학부 교수는 “방심위는 방심위 제재와 법원의 최종 확정 결과가 다르면 언론사의 피해를 보상할 방안이 마땅치 않아 관행적으로 판결 확정 때까지 심의를 미뤄왔다”며 “언론의 자유 보장보다는 보도의 대상이 된 대통령, 외교부를 보호하려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서부지법의 1심 판단에 대해서도 ‘언론 자유를 위축시키는 판단’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재판부의 판결이 언론의 자유를 억압하는 결정에 가까웠다”며 “명확한 오보이거나, 의도적 악의가 확인되는 등이 있다면 바로잡을 필요가 있지만 ‘바이든-날리면’ 보도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언론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1심 판결에서도 사실관계가 무엇인지 확정하지 못한 점을 고려할 때, 이번 법정 제재는 총선 전 정부·여당에 유리한 여론지형을 조성하고,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을 위축시키려는 의도에 따른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며 “권력의 언론 통제와 방송 장악, 국가 검열 수단으로 전락한 방송심의 제도의 근본적 재편을 더는 미루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언론개혁시민연대도 지난 19일 논평을 통해 “심의 대상 보도에 포함된 음성처럼 어떤 단어인지 명확하게 들리지 않고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경우 언론사는 단정적 보도를 피해야 하지만, 단정적 보도를 모두 허위나 객관성 위반으로 판단해 징계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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