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심위, 1심 판결 보도 ‘주의’…MBC “괴롭히기 심의”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 방송심의소위원회(방송소위)가 윤석열 대통령의 ‘바이든-날리면’ 발언 관련 1심 판결을 보도한 MBC에 대해 법정 제재를 의결했다. 방송소위가 ‘바이든-날리면’ 관련 보도로 MBC에 법정 제재를 의결한 것은 이번이 네 번째다. MBC는 “심의 형식을 빌린 괴롭히기”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방심위는 9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12차 방송소위를 열고 MBC <뉴스데스크>의 ‘바이든-날리면’ 1심 판결 보도 관련 신속심의 안건에 대해 법정 제재인 ‘주의’를 의결했다. 방심위는 지난 2월20일 방송소위에서 <뉴스데스크>의 ‘바이든-날리면’ 최초 보도에 대해 최고 수위 제재인 ‘과징금 부과’를 결정하고 다음 회의가 열린 같은 달 27일 후속 보도 2건에 법정 제재인 ‘경고’를 의결했다. 법정 제재는 방송사 재허가·재승인에 감점 사유가 된다.
이날 심의에는 <뉴스데스크> 지난 1월12일 방송분이 안건으로 올랐다. 당시 방송에서 앵커가 “1년 넘게 재판이 진행됐지만, 법정에선 끝내 윤 대통령이 실제로 한 발언이 무엇인지 밝혀지지 않았다” “MBC는 증거주의 재판이 아니라 판사의 주장일 뿐인 이번 판결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대단히 유감이라는 입장을 내고, 즉시 항소했다”고 언급하는 등 MBC가 ‘바이든-날리면’ 관련한 법원의 1심 판결에 대해 MBC에 유리한 주장들만 선택적으로 방송했다는 취지의 민원이 제기됐다.
류희림 방심위원장은 “MBC 자사에 유리한 입장을 대변하는 전문가들인 변호사, 교수, 익명의 판사 등이 나온다. 적어도 원고인 외교부를 소송 대리한 변호사 인터뷰는 집어넣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자사에 유리한 주장만 넣은 자사 편파보도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했다.
이날 의견 진술에 참석한 박범수 MBC 취재센터장은 “ ‘바이든-날리면’ 관련 심의가 중복돼서 계속 진행되고 있다”며 “심의 형식을 빌려 괴롭히려는 것 같다. 벌점을 누적시켜 MBC의 지속성을 흔들려는 시도”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