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좋은걸 어떡해” 네티즌 “싫은걸 어떡해”

KBS 드라마 ‘좋은 걸 어떡해(극본 최윤정·연출 김용규)’의 비윤리성이 네티즌들의 집중비난 세례를 맞으며 구설에 오르내리고 있다.

‘코믹 감동 드라마’를 표방한다고 하지만 실제 주요 줄거리는 이와는 전혀 다르다는 게 네티즌들 주장이다.

이혼한 지 2개월 된 여자가 시댁에 결혼경력과 전남편의 아이를 밴 사실을 숨긴 채, 전 남편의 직장 동료와 이혼 2개월만에 재혼을 하고, 의사인 전 남편은 폭력으로 훼방꾼 노릇을 하는 등 내용이 너무 뒤틀려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우연성 남발에 작위적이라는 비난은 제쳐놓고라도 온 가족이 시청하는 시간대(매주 월~금요일 8시반~9시 방영)에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의견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해당 드라마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www.kbs.co.kr/drama/like_2/sub5.htm)에 제작진은 물론 KBS에 대해서도 공영방송으로 제 기능을 못한다며 비난을 하고 있다.

시청자들은 ‘억지 저질 드라마’라는 비난 투고를 10월 11일 하루에도 약 200여건이 넘게 올렸다.

수백명의 네티즌들은 해당 게시판의 투고에서 “저질방송을 만들라고 꼬박꼬박 시청료 내는지 아느냐”며 “이혼한 지 2개월만에 전 남편 친구와 결혼시키고도 그것고 모자라 전 남편 애까지 배게 하는 난잡한 드라마”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신을 30대 초반 여성이라고 밝힌 네티즌 ‘Hellena’는 “이혼여성이 제 목소리를 내는 등 여성의 지위 표현에는 일부 긍정적인 평가를 한다”면서도 “주인공이 좋은 학벌의 지적여성임에도 불구, 임신 사실도 고려하지 않고 2개월만에 재혼한다는 점 등은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네티즌 ‘심하군’도 “많은 드라마 소재 중에서 갈등을 극복하면서 기쁨을 담을 수도 있지 않냐”며 “일일연속극의 본분을 망각한 채 이런 식으로 드라마를 진행시킬 수 밖에 없는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또 “드라마 제목처럼 과거의 잘못도 좋으면 모두 덮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며 시청자들의 지적에도 점점 수위가 높아지는 비상식적 내용에 불만을 나타냈다.

몇몇 극성 네티즌들은 “작가와 PD 등 제작진을 바꾸든지 빨리 종영하라”는 식의 극언도 내뱉고 있다.

시청자들의 이같은 지적을 감안한 듯 방송위원회(위원장 김정기)는 ‘좋은 걸 어떡해’에 대한 심의를 벌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방송위원회 심의부 최현숙차장은 “이혼녀가 2개월만에 재혼하고 전 남편의 자식을 밴 사실을 시댁에 속이는 등의 내용이 온가족 시간대에 방송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시청자의 제보가 있었다”며 “심의 결과는 13일쯤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마 연출자 김용규 PD는 “사회가 점차 핵가족화 되고 이혼율이 급증하면서 대가족이 오손도손 사는 모습보다 이혼에 관련된 모든 문제를 다루고자 했다”며 “온가족이 보기에는 다소 껄그러울 수도 있겠지만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생길 수 있는 문제”라며 이해를 당부했다.

김 PD는 또 비난여론이 급증하는 데 대해 “인터넷과 PC통신에 쇄도하는 비난이 전부는 아니고 공감하는 여론도 있을 것”이라며 “드라마를 통해 우리 모두가 결혼과 이혼 등에 대해 진지하게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향닷컴/김상기기자 kitti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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