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호랑이 1호 ‘백두’ 자연사

국내에서 태어난 한국 호랑이(시베리아 호랑이) 제1호인 ‘백두’(수컷·1989년생)가 숨을 거뒀다.

한국호랑이 1호 ‘백두’ 자연사

서울대공원은 31일 “국내 동물원에서 번식한 첫 한국 호랑이인 백두가 지난 23일 숨졌다”며 “부검 결과 노화에 의한 자연사였다”고 밝혔다.

백두는 88올림픽을 앞두고 86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이 미국 동물원에서 들여와 서울대공원에 기증한 5마리의 시베리아호랑이 사이에서 태어난 첫번째 호랑이다.

올림픽 마스코트 호순이가 백두의 어미다. 백두는 국내 동물원에서 번식시킨 한국 호랑이로는 1호였다. 이 때문에 백두는 ‘복원된 한국산 호랑이 1호’ ‘한국산 호랑이 1세대’라고 불렸다. 남한에서 야생 호랑이는 1922년 경주 대덕산에서 한마리가 사살된 이래 멸종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백두는 한때 서울대공원 호랑이 무리를 이끌었던 우두머리였지만 지난 봄부터 앞니가 뭉툭해지고, 털갈이를 제대로 못하는 등 노화현상이 뚜렷해지기 시작했다.

서울대공원 모의원 동물복지과장은 “올해로 17살인 백두는 사람으로 치면 70살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백두는 지난 8월에도 암컷과 교미해 새끼 3마리를 낳는 등 모두 19마리를 번식시켰다. 골격이 크면서도 아름다워서 동물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큰 인기가 있었다고 동물원은 전했다.

모의원 과장은 “백두는 동물원에서 상징성 있는 특별한 존재였다”며 “안타깝게도 털은 워낙 고령이어서 별 가치가 없고 뼈대를 살려 ‘골(骨) 표본’을 제작해 교육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창영기자 boda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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