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막말’ 예견된 일···? 충암고 과거 ‘학생 성적’ 외벽 공개 논란

정희완 기자

2011년 4월 서울 은평구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한 학부모가 강사로 나온 곽노현 당시 서울시교육감에게 “학교 외벽에 학생들의 성적표를 붙여놔도 되는 건가요?”라고 물었다.

이 학부모는 한 고등학교 외벽에 상위권 학생들의 1학기 1차 고사 석차와 점수가 붙어있는 사진을 곽 교육감에게 보여줬다. 곽 교육감은 즉시 조치를 취하라고 지시했고 관할 교육청은 해당 학교에 벽보를 제거토록 했다.

최근 교감이 급식비를 미납한 학생들에게 “내일부터 오지 말라” “벅 먹지 마라” “꺼져라” 등의 발언을 해 논란이 된 충암고등학교 얘기다.

‘급식비 막말’ 예견된 일···? 충암고 과거 ‘학생 성적’ 외벽 공개 논란

2011년 4월 당시 서부교육청의 시정 지도를 받은 충암고는 학생 성적이 담긴 벽보를 뗐다. 그러나 두달 뒤인 6월, 3차 고사 성적표를 다시 학교 외벽에 붙였다. 학교는 2주 정도 성적표를 게시하다 떼어냈다. 벽보가 제거된 이튿날 경향신문이 학교를 찾아갔을 때는 학교 건물 안 양끝쪽 2층과 3층 사이에는 2학년생들의 성적표가 여전히 붙어 있었다.

당시 경향신문의 취재에 응한 교육청 관계자는 “지도를 나갈 때마다 학교 측은 앞으로 성적을 공개하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상위권 학생들의 등수 공개는 다른 학생들에게 위화감을 줄 수 있어 비교육적인 방식”이라고 말했다.

충암고를 다니는 자녀를 둔 한 학부모는 “비교육적 줄세우기 행태 아니냐, 상위권 학생들은 문제가 안될지 모르지만 다른 학생들은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충암고 측은 해당 학생들의 동의를 받아 공개하는 만큼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다. 학교 관계자는 “학생들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학교가 자율적으로 성적을 공개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당시 학교에서 만난 2학년 학생은 “벽보를 볼 때마다 나는 왜 저기 들지 못할까 라는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다른 몇몇 학생들은 등수 얘기를 꺼내자 “열심히 하긴 해야 하는데…”라며 한숨을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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