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식비 막말’ 충암고 교감 “진심으로 사과”

정희완 기자

급식비를 납부하지 않은 학생에게 “밥을 먹지 말라”며 공개 망신을 준 고등학교 교감이 “마음의 상처를 입은 학생, 학부모님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서울 충암고등학교 김모 교감은 7일 학교 홈페이지에 ‘충암고 급식에 관한 교감 지도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김 교감은 “2015년 2월 졸업생들의 급식비 미납액이 3908만4510원(최근 걷지 못한 급식비가 약 8200여만원)이 되었고 지난 3월 급식비 미납액이 약 600여만원이 되는 가운데 매년 쌓여가는 미납액이 학교 자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며 “마침 학급수 감축으로 인하여 6개 교실을 식당으로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서 금년 3월부터는 2, 3학년을 식당(1학년을 교실 배식)에서 배식하게 됐다”고 했다.

지난 2일 서울 충암고 본관 1층 임시 식당 앞 복도에서 김모 교감이 3학년 학생들을 막아선 채 일일이 3월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 충암고 학생 제공

지난 2일 서울 충암고 본관 1층 임시 식당 앞 복도에서 김모 교감이 3학년 학생들을 막아선 채 일일이 3월 급식비 납부 현황을 확인하고 있다. | 충암고 학생 제공

이어 “급식비 납부지도를 하기 위하여 3월 중에 부장협의회에서 급식비 미납학생들에 대한 협의를 했고 생활지도부에서는 1. 2. 3학년 담임선생님들께 부탁하여 급식비 미납학생들에 대한 납부지도 협조를 부탁드렸다”며 “가정통신문을 통하여 학부모님의 협조를 구했고 또한 3월 개최된 학교운영위원회에서 급식비 미납현황과 식당배식으로 인하여 급식지도를 하겠다는 자문을 받는 등의 주의를 기울였다”고 덧붙였다.

지난 2일 김 교감이 학교 임시 식당 앞 복도에서 점심 급식을 위해 기다리던 3학년 학생들 앞에서 급식비 미납 학생들에게 몇 달 치가 밀렸는지 알려주며 “내일부터 오지 말라” “밥먹지 마라” “꺼져라” 등의 발언을 한 사실이 경향신문 보도((▶ “급식비 안 냈으면 밥 먹지 마” 친구 앞서 공개망신 준 교감)를 통해 알려졌다.

이에 김 교감은 “급식 미납학생들의 확인 지도는 학생이 반과 이름을 알려주면 제가 급식 배급에 지장을 주지 않으려고 신속하게 미납학생 명단을 확인하여 미납된 장부를 보여주며 빠른 시일 내에 납부하라고 했다”며 “일부 언론의 기사에서 ‘급식비 안냈으면 밥 먹지마’ ‘내일부터는 오지 말라’ ‘밥 먹지 마라’ ‘꺼져라’ 이러한 말은 지 않았으며, 위압적인 분위기를 조성하지도 않았다”고 했다.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충암고등학교 식당 앞 복도에서 교감이 급식비 미납자 명단을 확인해 학생들이 망신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충암고 앞에서 교감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지난 2일 서울 은평구 충암고등학교 식당 앞 복도에서 교감이 급식비 미납자 명단을 확인해 학생들이 망신을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되 파문이 일고 있다. 6일 서울교육단체협의회 관계자들이 충암고 앞에서 교감을 비난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cut@kyunghyang.com

그러나 경향신문 보도 외에도 당시 상황을 지켜본 학생들의 증언이 담긴 같은 내용의 보도들이 이어지고 있어 ‘급식비 막말’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 교감은 “이유여하를 불문하고 학생들을 지도함에 있어서 좀 더 학생, 학부모님들의 심정을 헤아려 마음의 상처를 입지 않게 지도했어야 했다”며 “충분히 아픈 마음을 헤아리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리며, 죄송하다”고 했다.

충암고 박상국 교장도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언론 보도된 사실대로 막말을 했다는 내용이 확인되면 그에 걸맞은 조치를 교장으로서 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며 “모든 책임은 교장인 제게 있음을 밝힌다”고 했다. 박 교장도 급식비 문제로 인한 재정적 어려움을 언급하며 “해마다 결산 때면 미납액이 모이면 상당한 금액이 된다”며 “해마다 손실액이 계속 발생했지만, 참으로 대책이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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