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보니] 캄보디아, 한국 남성과 결혼 금지? 과거에 2차례···현재는 아냐

곽희양 기자

‘캄보디아에서 한국 남성과의 결혼이 금지됐다’는 내용의 기사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주목 받고 있습니다. 국내 언론사가 최근 ‘프놈펜 포스트’의 ▶바로가기 <캄보디아에서 금지된 10가지>라는 기사를 소개하며 ‘우리나라와 직접 관련 있는 항목도 있다.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금지하는 항목이다’라고 보도했기 때문입니다. 금지조치를 지금도 시행중인 것처럼 보도한 곳도 있습니다.

한국 남성과 결혼한 동남 아시아 여성 / 경향신문 자료사진

한국 남성과 결혼한 동남 아시아 여성 / 경향신문 자료사진

27일 주한 캄보디아 대사관에게 물어봤습니다. 대사관 관계자는 “캄보디아 정부가 2008년 외국남성과 결혼을, 2010년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한시적으로 금지한 적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현재 금지된 것은 아니다. 혼동하지 않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프놈펜 포스트의 ‘캄보디아에서 금지된 10가지’ 기사의 일부/ 현재 한국남성과의 결혼이 금지되어 있다는 표현은 없다.

프놈펜 포스트의 ‘캄보디아에서 금지된 10가지’ 기사의 일부/ 현재 한국남성과의 결혼이 금지되어 있다는 표현은 없다.

2008·2010년 캄보디아 정부는 왜 외국남성과, 또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금지했을까요.

2008년 유엔 국제이주기구(IOM)는 ‘국제 결혼이 인신매매 통로로 이용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발표합니다. 캄보디아 정부는 국제 결혼을 잠정 중단시키고,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만 외국인과 결혼할 수 있도록 하는 법률을 만들었습니다. 2008년 3월 ‘국제 결혼’을 전면 금지 했다가 같은 해 11월 ‘연애 결혼’에 한해서만 다시 허용하기도 했습니다.

영화 ‘완득이’ 화면 갈무리/ 영화 주인공 완득이의 엄마는 동남아시아에서 이주한 여성이다.

영화 ‘완득이’ 화면 갈무리/ 영화 주인공 완득이의 엄마는 동남아시아에서 이주한 여성이다.

2010년 3월에는 한국 남성과의 결혼을 금지합니다. 2009년 9월 국제결혼 중개업자가 캄보디아 여성 26명을 모아 한국인 1명에게 맞선하도록 주선한 것이 적발됐기 때문입니다. 이 사건은 캄보디아에서 크게 논란이 됐습니다. (▶캄보디아 “한국인과 국제결혼 전면금지”)
하지만 국제결혼 중개업자들은 현지 브로커를 이용해 해당 법을 어겨가며 영업을 계속하기도 했습니다.(▶배우자 정보 속이고 캄보디아 여성과 ‘집단 맞선’)
중개업자들은 한국 남성에 대한 거짓 정보를 제공하거나 이주여성에게 재혼·삼혼을 알선하기도 했습니다. 한국 남성들의 사고방식도 위험한 수준에 있었습니다. 당시 전문가들은 “중개업소에 많은 돈을 주고 결혼이 성사되는 과정에서 한국 남성들의 인식 속에‘돈을 주고 사왔으니 내 맘대로 해도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깔려 있다”며 “이런 인식으로 한국 여성에게라면 요구하지 못했을 것을 당당하게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주여성 파경 급증 “비싼 돈 주고 사왔으니 내 맘대로”)

2010년 7월 20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회원들이 남편에게 폭행당해 숨진 베트남인 땃티황옥을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마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

2010년 7월 20일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회원들이 남편에게 폭행당해 숨진 베트남인 땃티황옥을 추모하는 기자회견을 마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 사진

이 같은 방식으로 한국 남성과 결혼한 이주여성의 삶은 비극이었습니다. 2010년 7월 20살 이주여성은 결혼한지 8일 만에 남편에게 흉기로 찔려 사망했습니다. 그의 남편은 정신질환자였습니다. 여성인권단체들은 “중개업체들이 한국 배우자에 대한 정보를 제대로 알려주지 않는다”며 경찰에 중개업체를 고발했습니다. (▶[현장에서]“착한 내딸에 왜 이런 일이… 엄벌해달라”
)

7년이라는 세월이 지났습니다. 지금 이주여성들의 삶은 더 나아졌을까요?


Today`s HOT
페루 버스 계곡 아래로 추락 토네이도로 쑥대밭된 오클라호마 마을 시위대 향해 페퍼 스프레이 뿌리는 경관들 인도 스리 파르타샤 전차 축제
러시아 전승기념일 리허설 행진 미국 캘리포니아대에서 이·팔 맞불 시위
연방대법원 앞 트럼프 비난 시위 틸라피아로 육수 만드는 브라질 주민들
보랏빛 꽃향기~ 일본 등나무 축제 올림픽 성화 범선 타고 프랑스로 출발 이란 유명 래퍼 사형선고 반대 시위 아르메니아 국경 획정 반대 시위
경향신문 회원을 위한 서비스입니다

경향신문 회원이 되시면 다양하고 풍부한 콘텐츠를 즐기실 수 있습니다.

  • 퀴즈
    풀기
  • 뉴스플리
  • 기사
    응원하기
  • 인스피아
    전문읽기
  • 회원
    혜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