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24일 ‘피맛골’의 마지막 겨울

노정연 기자

1958년부터 2008년까지 10년마다 경향신문의 같은 날 보도를 살펴보는 코너입니다. 매일 업데이트합니다.

2008년 12월 서울 종로구 피맛골 풍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2008년 12월 서울 종로구 피맛골 풍경. 경향신문 자료사진.

■ 2008년 12월 24일 ‘피맛골’의 마지막 겨울

[오래전 ‘이날’]12월24일 ‘피맛골’의 마지막 겨울

퇴근 시간, 좁은 골목을 오가던 직장인들의 발걸음과 생선 굽는 냄새가 가득했던 피맛골을 기억하시나요? 10년 전 경향신문은 개발을 앞둔 종로 피맛골의 마지막 풍경을 전하고 있습니다.

600년 역사를 가진 피맛골은 직장인들의 사랑을 받던 곳이었습니다. 가벼운 주머니로도 생선구이와 빈대떡, 해장국 등 맛있는 음식들과 함께 늦은 밤까지 술잔을 기울일 수 있는 곳이었죠.

피맛골은 조선시대 서민들이 종로를 지나는 고관들의 말을 피해 다니던 길이라는 뜻의 ‘피마’에서 유래했습니다. 그 당시 종로를 지나던 백성들은 양반들의 가마가 지나갈 때마다 길가에 엎드려 예의를 표해야 했는데요, 이를 번거롭게 여겨 아예 큰길 양쪽 뒤편에 양반들을 피해 다닐 수 있는 작은 길을 만들었던 것이죠. 서민들이 오가는 길에 어찌 술이 빠질 수 있었을까요. 하나 둘씩 골목을 따라 목로술집, 모줏집, 장국밥집들이 생겨나며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는 골목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랜시간 서민들과 동고동락해온 이 골목도 개발의 흐름을 되돌릴 수는 없었습니다. 2009년 1월, 서울시가 추진 중인 청진구역재개발 계획에 따라 피맛골과 청진동 해장국 골목 일대는 거대한 빌딩 숲 속으로 사라지게 됩니다.

골목의 터줏대감이었던 식당들도 이삿짐을 꾸리거나 문을 닫았습니다. 100년 전통을 자랑하던 해장국집 ‘청진옥’은 피맛골 옆 르메이에르 종로타운을 자리를 옮겼고 매운 낙지볶음으로 유명한 ‘서린 낙지’도 옆 건물로 이사를 했습니다.

피맛골이 아주 사라진 것은 아닙니다. 르메이에르 종로타운 식당가 1층에는 깔끔한 외관을 갖춘 ‘새 피맛골’이 생겼습니다. 정돈된 식당가에는 젊은 감각의 맛집들과 화장품 매장도 생겼습니다. 지금도 가끔 정겨운 정취 가득했던 옛 피맛골의 풍경이 생각 납니다.

■ 1998년 12월 24일 성탄 안방극장 ‘따뜻한 가족영화’

[오래전 ‘이날’]12월24일 ‘피맛골’의 마지막 겨울

20년 전 크리스마스에는 어떤 영화들이 안방극장에서 방영되었을까요? 케이블 채널과 당시엔 KBS와 MBC, SBS 지상파 3사의 성탄 특선 영화에 관심이 집중됐습니다. KBS에선 ‘고인돌 가족 플린스턴’을 25일 성탄절에 편성했습니다. “석기시대를 배경으로 한 인기 TV만화영화를 극장용으로 만든 작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MBC는 만화영화 ‘크리스마스의 악몽’과 ‘보거스’를, SBS는 짐 캐리의 주연의 ‘에이스 벤추라 2’ ‘마이키 이야기1’ ‘다이하드 1’을 방영했습니다.

당시 크리스마스에는 명절이나 공휴일이면 대거 편성됐던 홍콩영화가 자취를 감춘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IMF는 성탄절 안방극장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기사에는 “IMF 1년을 보내는 방송 3사 모두 비씬 외화를 주고 대작을 들여올 형편이 아니라 재방영 작품이 많고 기대할만한 대작은 눈에 띄지 않는다”고 전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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