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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사업 입찰 컨소시엄 3곳, 사업성 축소했나

유희곤 기자

개발 전부터 3조~4조원 수익 예상됐는데…계획서엔 1000억~3000억원뿐

지난 29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에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지난 29일 경기 성남시 대장동 일대에서 건설 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 권도현 기자

하나은행·산은·메리츠종금
아파트 분양가 낮게 잡고
분양가 이익 추정치 제외
‘공공환수이익 줄이기’ 의혹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 계획서를 제출한 컨소시엄 3곳이 2015년 입찰 당시 사업성을 축소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공공분야가 환수하는 이익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을 막기 위해 민간사업자는 사업이익을 낮게 잡고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이 같은 자료에 대한 심사를 하루 만에 끝낸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경향신문이 11일 하나은행(성남의뜰), KDB산업은행, 메리츠종합금융증권 컨소시엄 세 곳이 2015년 3월 성남도시개발공사에 제출한 사업계획서를 입수해 분석한 결과 메리츠 컨소시엄은 대장동 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 수익을 3235억원으로 추산했다. 아파트 등의 분양수익 2조8662억원에 이자수익을 더한 수입 2조8706억원에서 토지보상비(1조142억원)·조성공사비(1조441억원) 등 2조5470억원의 사업비(지출)를 차감한 수치다.

메리츠 컨소시엄은 아파트 분양 적정가를 전용 85㎡ 이하는 3.3㎡(1평)당 1650만원, 85㎡ 초과는 3.3㎡당 1600만원으로 계산했다. 사업계획서에서 밝힌 당시 인근 지역 시세인 평당 2500만~2700만원보다 약 1000만원 낮은 수준이다. 산업은행 컨소시엄과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아파트 분양 없이 토지분양만 실시했을 때의 민간사업자 수익을 각각 1341억원과 1034억원으로 산정했다.

산업은행이 추산한 민간사업자 몫은 분양대금 1조6752억원 등 수입 1조6834억원에서 부지매입비 및 보상비(9869억원)·공사비(1589억원) 등 사업비 1조4170억원, 법인세(7억원), 공사 몫(1316억원)을 제외한 1341억원이었다. 하나은행은 수입 1조8393억원(전액 분양대금)에서 사업비 1조4797억원(토지보상비 1조142억원·조성공사비 1244억원 등)을 제외한 공공부문과 민간부문 공동 이익을 약 3595억원으로 계산했다. 여기에서 성남도시개발공사가 사업이익 배분 조건으로 내세운 제1공단 공원조성비 전액인 2561억원을 제외하면 민간사업자 수익은 1034억원이다.

성남도시개발공사는 입찰 전 공고한 민간사업자 공모지침서(RFP)에 “분양택지는 건축물 분양을 원칙으로 한다”면서도 “일부 또는 전체 블록을 택지분양으로 제안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적시했다.

사업계획서에서 메리츠 컨소시엄은 공사에 제공하는 임대주택용지(A11블록 제외)를 제외한 공사 이익을 2623억원으로, 산업은행 컨소시엄은 1340억원으로 각각 추산했다. 하나은행 컨소시엄은 공사 이익을 별도로 산정하지 않았다.

한 공인회계사는 “언론과 지역에서는 3년 전인 2012년에 이미 대장지구를 개발할 경우 3조~4조원대의 분양수익을 예상했다”면서 “입찰 참여 업체들이 아파트 분양가를 낮추거나 분양가 추정치를 제외함으로써 사업이익을 과소계상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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