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박물관 주로 찾는 문체부 장관 후보자?…박보균 '핵무장론 주장' 칼럼도

김희진 기자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4월11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11. 연합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4월11일 오후 서울 시내 모처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2022.4.11. 연합뉴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칼럼에서 군사독재 정권을 옹호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된 데 이어 “핵무기는 자주국방의 도구다”라는 등 호전적인 인식이 담긴 글을 다수 작성한 것으로 확인됐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0일 박 후보자의 칼럼 내용을 분석한 결과 최근 5년 동안 박 후보자가 주로 방문한 해외 박물관 등은 주로 전쟁 관련 박물관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박 후보자는 문화·체육·관광 분야 접점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11일 “전 세계를 다니며 문화예술 박물관, 역사관, 기록관을 우선적으로 찾아간다”고 밝힌 바 있다.

임 의원에 따르면 박 후보자가 해외 박물관과 역사관, 기록관을 취재해 온 내용을 연재한 칼럼 ‘박보균의 현장 속으로’에는 전쟁과 무기를 다룬 내용이 많았다. 해당 칼럼들에는 핵무장론을 강조하거나 전시 상황을 영화에 빗대는 등 전쟁과 폭력을 미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한국 정부의 공식 대변인 역할을 맡는 만큼 칼럼에 담긴 박 후보자의 인식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박 후보자는 2017년 9월23일 ‘“프랑스는 핵무장을 단행할 용기와 의지를 가져야한다”’는 칼럼에서 프랑스 콜롱베 드골 기념관을 방문한 후 “핵무기는 프랑스 국가 위상을 높였다”고 적었다. ‘리더십의 결정적 순간’으로 “우리(프랑스)는 핵무장을 단행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가져야 한다”는 드골의 연설 대목을 소개했다.

2017년 12월23일 이란의 홀리 디펜스(Holy Defense) 박물관을 방문하고 쓴 칼럼 ‘이스라엘과 이란의 핵 비밀전쟁’에선 “박물관 한쪽은 ‘핵 순교자’ 코너다…그들의 일상이 따뜻하면서 애잔하게 다가온다”며 핵개발자를 미화하는 듯한 내용을 썼다. 암살 장면을 설명하며 “007 드라마 같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2020년 7월18일엔 구소련 간첩이었던 리하르트 조르게 묘지를 방문한 후 ‘전설의 스파이, 조르게가 소련을 구했다’는 칼럼을 썼다.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쓴 칼럼‘“프랑스는 핵무장을 단행할 용기와 의지를 가져야 한다”’.  2017년 9월23일자 중앙일보 갈무리.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가 쓴 칼럼‘“프랑스는 핵무장을 단행할 용기와 의지를 가져야 한다”’. 2017년 9월23일자 중앙일보 갈무리.

앞서 박 후보자는 군사독재 정권의 업적을 부각하는 칼럼을 작성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박 후보자는 2019년 3월14일 ‘DJ 집권 시절이 좋았다’는 칼럼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은 평생 의리를 중시했다”고 했다. ‘29만원 예금’ 논란을 두고 “혐오의 압축”이라며 전씨를 두둔하기도 했다. 2015년 10월29일 칼럼 ‘역사 내전 드라마’에선 “한국현대사의 주연은 이승만과 박정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임오경 의원은 “늘 해외에 나가면 박물관, 역사관, 기록관을 우선적으로 방문하며 해외의 문화 정책 사례를 다수 관찰했다고 강조한 후보자 발언이 의심스럽다”며 “문화체육 분야 정책을 총괄하는 국무위원 후보자로서 인식이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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