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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명 식사하고 장부에 ‘2+2’…방역수칙 회피 꼼수 쓴 김인철

강연주 기자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피하기 위해 참석 인원을 나눠 기재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자가 한국외국어대학교 총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를 사용하는 과정에서 방역수칙을 피하기 위해 참석 인원을 나눠 기재한 정황이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2014년부터 올해 초까지 한국외대 총장으로 재직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 홈페이지 갈무리.

김인철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한국외대 총장 재임 시절 방역수칙을 위반한 정황이 포착됐다. 총장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참석자 수를 쪼개 적은 사례가 발견됐는데, 당시 사적모임 인원 제한을 피하기 위한 ‘꼼수’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1일 강득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확보한 ‘한국외대 총장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지난해 7월19일 ‘글로벌캠퍼스 교수진 저녁식사비’ 명목으로 12만7000원을, 같은해 8월5일 ‘글로벌캠퍼스 처장단 저녁식사’ 명목으로 8만원을 지출했다. 문제는 저녁 모임에 참석한 전체 인원수가 당시 정부가 제한한 사적모임 참석인원을 초과했다는 것이다. 두 모임 모두 참석인원이 ‘2+2’로 적혀 있는데, 방역당국은 지난해 7월12일부터 8월8일까지 오후 6시 이후 이뤄지는 사적모임 참석인원을 최대 2인까지 허용했다. 실제 참석자는 4명인데, 방역지침에 걸리지 않으려고 ‘2+2’와 같은 형태로 기재했다는 것이다.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대로라면 김 후보자는 정부의 규제를 인지하면서도 모임을 강행하기 위해 참석자들과 테이블을 띄어 앉았거나 학교 측에 의도적으로 참석인원을 나눠서 기재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보인다. 원칙적으로는 동일한 사적모임에 참석한 인원이 방역당국에서 규정한 인원수를 초과한 경우 방역수칙 위반에 해당된다.

이 같은 편법은 다른 날짜의 업무추진비 사용 내역에서도 확인된다. 김 후보자는 지난해 12월20일 총장선출추진위원회 집행부 만찬 명목으로 58만2000원을 사용했는데, 이 모임 참석인원 역시 ‘3+3’으로 기재돼 총 6명이었다. 이는 사적모임이 최대 4명까지 제한됐던 당시의 방역지침을 어긴 셈이 된다. 1인당 평균 식사 비용도 9만원을 넘어섰다.

김 후보자는 2020년 12월5일 5인 이상 집합금지 방역수칙을 어기고 외대 교수진 10명과 면담 명목으로 35만4000원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 사건은 학내에서도 적발돼 지난해 1월27일 외대 대학평의회 회의에서도 거론됐다. 강 의원실이 확보한 당시 회의록에 따르면 평의원들은 방역수칙 위반에 유감을 표시했고, 대학 기조처장은 “향후 재발하지 않도록 해당 내용을 전달하겠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외대 총장 재임 시절 업무추진비 부당 사용으로 2019년 교육부 감사를 받은 적이 있다. 감사 결과 업무와 무관하게 쓴 업무추진비가 1933만원에 달해 학교 측은 이를 환수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김 후보자는 2020년 3월17일 열린 ‘총장과의 면담’ 자리에서 “업무추진비 내역을 모두 공개해달라”는 학생들 요구에 “업무추진비 내역을 모든 구성원에게 공개하는 것은 과잉 조치”리고 답변했다.

강 의원은 “온 국민과 학교가 방역수칙을 지키며 애쓰는 와중에 이를 어긴 것은 김 후보자가 교육부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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