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장연, 전체 장애계 입장 아냐”…전장연 “대화 진정성 의심”

김보미 기자    유경선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시청에서 장애인 관련 단체장들과 마난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서울시청에서 장애인 관련 단체장들과 마난 신년 인사를 나누고 있다. 서울시 제공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와 면담 일정을 조율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이 9일 다른 장애인 단체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체 장애인의 입장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만날 것”이라고 밝혔다. 전장연은 이 같은 발언에 “문제를 풀 의지가 있는지 진정성이 의심된다”고 비판했다.

서울시는 이날 오후 오 시장이 장애인 관련 단체장 9명과 신년 인사를 나눈 간담회에서 나온 이야기를 보도자료 형식으로 배포했다.

장애인 단체장들과의 신년 간담회는 매년 연례적으로 만나 현장에서 필요한 정책 등을 공유하는 자리다. 이날도 시각장애인을 위한 장애인 복지콜 차량 증차와 농아인미디어센터 설치,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운영비 증액, 서울 시내 거주 서비스 확충과 거주 시설 개선 등의 제안이 이뤄졌다.

문제는 지하철 승하차 시위를 이어가는 중인 전장연에 대한 언급이 주요하게 다뤄졌다는 점이다. 이날 배포된 자료에는 이 같은 내용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황재연 서울시지체장애인협회장은 “전장연의 시위에 동의할 수 없다”며 “전장연이 장애계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으니 장애계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라고 말했다. 전치국 서울시교통장애인협회장은 “장애인들이 전장연의 집회에 강압적으로 불려나오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장애인 분야의 서울시 명예시장이기도 한 박마루 복지TV 사장은 전장연 집회에 대해 “56%가 반대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있다”며 “장애계가 전장연 시위로 인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다. 소신있는 목소리를 내야한다”고도 했다.

전장연 측이 주장하는 장애인 탈시설 정책 강화와 관련해 “동의하지 않는다”는 목소리도 모아졌다.

오 시장은 이에 “전장연을 만나기는 하겠으나 (전장연이) 전체 장애계의 입장이 아니란 점을 분명히 하고 만나겠다”며 “장애인 단체의 의견을 면밀히 검토해 바람직한 방향으로 민원을 제기하는 분들이 손해보는 일이 없도록 각별히 신경쓰고 장애인의 편의와 권익증진에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만남을 앞둔 상태에서 이뤄진 장애인 단체와 대화를 통해 전장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나타낸 것이다.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오 시장이) 전장연을 만나겠다는 건 SNS를 통해 밝히고 한편으로는 아주 강경한 방식으로 입장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 시장이 ‘전장연이 전체 장애인 단체의 입장이 아니다’고 한 것과 관련해서는 “(간담회 참여 단체들은) 서울시 보조금을 받고 있는데 이들은 대표성이 있는 단체인가”라고 덧붙였다. 이어 박 대표는 “(장애인등편의법에 따라) 장애인 편의 증진을 약속하고 국가 계획도 발표됐는데, 국가와 지자체가 지키지 않은 문제”라며 “지키지 못했다면 사과를 하고 대안과 정책을 제시해야 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앞서 오 시장은 전장연의 면담 요청을 수용하면서도 “만남에는 어떠한 조건도 없어야 한다”며 “만남과 대화의 기회를 선전장으로 만들려는 시도는 용인할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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