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에서는 왜 일본·중국·대만만 갈 수 있나요”

이상호 선임기자

김포공항은 ‘국제선 제한 거리 편도 2000㎞’

폐지 또는 완화 요구…정부도 결정 쉽지 않아

“김포국제공항에서는 일본·중국·대만 외에 왜 다른 나라를 오가는 항공기를 이용할 수 없나요”

인천국제공항보다 접근성이 좋아 김포공항을 통해 해외여행을 떠나거나 입국하고 싶은 많은 사람이 이런 궁금증을 갖고 계실 겁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현행법 때문입니다.

김포국제공항은 1957년까지 군용비행장으로 사용돼 오다 1958년 국내 처음으로‘국제공항’으로 지정된 곳입니다. 한때는 미국과 유럽 등 35개국 112개 도시로 항로가 개설될 정도로 한국의 독보적인 국제공항이기도 했습니다.

김포국제공항 전경. 한국공항공사 제공

김포국제공항 전경. 한국공항공사 제공

김포공항의 위상에 적신호가 켜지기 시작한 것은 인천국제공항 건설과 관련이 깊습니다. 2001년 3월 인천국제공항이 개항하면서 김포공항의 국제선 운항은 모두 인천공항으로 이관됐습니다.

정부의 두 공항 이원화 방침 때문입니다. 인천국제공항은 동북아 허브공항으로, 김포국제공항은 단거리 비즈니스 공항으로 육성하겠다는 항공정책 기본계획에 따른 조치입니다.

이 계획에는‘김포공항 국제선 제한 거리 2000㎞’라는 규정이 포함돼 있습니다. 김포공항에서는 편도 2000㎞ 이상 멀리 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김포공항의 기능을 그대로 두면 동북아 허브공항을 지향하며 예산 수조원을 들여 조성한 인천공항의 경쟁력이 잠식돼 두 공항 모두 이도 저도 아닌 변방 공항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이죠.

이 기준을 적용받다 보니 현재 김포공항의 국제선은 일본·중국·대만 등 3개국 5개 노선만 다니고 있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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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공항공사 본사

물론 김포공항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는 국토교통부 등 정부에 제한 거리 규정을 폐지 또는 완화해 줄 것을 요구한 적도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정부의 두 공항 이원화 방침에는 공항 육성 외에 김포공항 주변 주민들의 소음 문제도 포함돼 있습니다. 김포공항은 주거지와 인접해 있어 운항 수요를 늘리면 이착륙 시 소음으로 인한 주민 피해가 더 커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김포공항은 현재 오후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는 항공기 운항이 금지됩니다.

한국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을 제외한 전국 14개 공항을 관리 운영합니다. 인천공항이 개항되기 이전 17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한국공항공사는 최근에는 매년 3000억원에 육박하는 영업손실을 내고 있습니다.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제한 거리 규제를 받지않는 다른 지방공항에서의 해외 운항을 늘리고, 여행객들의 입국을 유도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방공항 주변 관련 인프라 부족 등 여러 난관으로 아직 성과가 눈에 띄지는 않는 게 현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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