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TV조선 재승인 의혹’ 한상혁 방통위원장 구속영장 청구하나···한 위원장 “남은 임기 지킬 것”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22일 서울 도봉구 서울북부지검에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62)이 22일 TV조선 재승인 점수 조작 의혹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은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서울북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박경섭)는 이날 한 위원장을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한 위원장은 2020년 TV조선 재승인 심사 당시 방통위가 TV조선의 일부 항목 점수를 고의로 깎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검찰은 같은 혐의로 방통위 방송정책 부서에 근무하던 양모 국장, 차모 과장, 당시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윤모 광주대 교수를 구속기소했다.

검찰은 이날 한 위원장을 상대로 점수 조작 관여 여부를 집중 추궁했다. 한 위원장이 이모 정책위원을 통해 특정 인물을 재승인 심사위원으로 위촉했다는 의혹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조사 결과를 토대로 한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한 위원장은 이날 검찰에 출석하면서 “2020년 종편 보도·재승인 심사와 관련해 어떠한 위법 또는 약간이라도 부당한 지시를 한 적이 없다는 사실은 분명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감사원이 지난해 방통위에 대한 감사를 벌여 관련 자료를 검찰에 넘길 때부터 한 위원장이 표적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한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함께 여권의 사퇴 압박을 받아왔다.

여권에서는 벌써 차기 방통위원장 하마평도 나오고 있다. 김수정 언론정보학회 총무이사는 통화에서 “TV조선 재승인 의혹과 관련해 앞서 언론학계 교수들에 대한 검찰 소환 조사도 있었다”며 “학계를 압박해 방통위원장을 무리하게 교체하려는 듯하다”고 했다.

한 위원장은 이날 방통위원장 임기를 마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는 “방송통신위원회가 치우침 없이 업무를 투명하게 성실히 수행해 왔다는 것을 입증을 해야 되는 상황”이라며 “(임기를 마치겠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했다. 한 위원장의 임기는 오는 7월 말까지다.

TV조선은 2020년 심사에서 총점 653.39점을 받아 1000점 만점에 650점 이상인 재승인 기준을 넘어섰다. 그러나 중점 심사 사항인 ‘방송의 공적 책임·공정성의 실현 가능성과 지역·사회·문화적 필요성’ 항목에서 210점 만점에 104.15점을 받아 점수 50% 미달로 ‘조건부 재승인’ 처분을 받았다.

방통위는 다음달 재승인 기간이 만료되는 TV조선을 심사해 지난 21일 4년 재승인을 내줬다. 이번 심사에서 TV조선은 역대 가장 높은 점수(689.42점)를 받았다.

한상혁 방통위 감사원 TV조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