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목일 말고 진짜로 나무심기에 좋은 시기는 언제?

윤희일 선임기자
서울환경연합 회원들과 강서구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오쇠삼거리 일대에서  이팝나무를 심고 있다. 권도현 기자

서울환경연합 회원들과 강서구 관계자들이 지난해 3월 서울 강서구 오쇠삼거리 일대에서 이팝나무를 심고 있다. 권도현 기자

우리나라의 공식적인 식목일은 4월 5일이다. 하지만, 식목일까지 기다렸다가 나무를 심는 경우, 지역에 따라서는 너무 늦을 수 있다. 지구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 속에 나무 심는 시기가 빨라지고 있기 때문에 지역에 따라서는 나무 심기를 서둘러야 한다.

제주도·남해안 지역은 나무심기 서둘러야

제주도나 남해안 지역의 경우는 식목일까지 기다리지 말고 서둘러 나무를 심는 것이 좋다. 산림청은 난대지역으로 분류되는 제주도나 남해안의 경우는 2월 하순부터 3월 하순까지가 나무 심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라고 30일 밝혔다. 이들 지역 주민 중에서 아직도 나무를 심지 않았다면, 이번 주말을 나무 심는 날로 정해 나설 것을 전문가들은 추천한다.

온대 남부지역인 전남·경남지역은 3월 초순부터 4월 초순까지 나무를 심는 게 좋다. 가능하면 식목일이 있는 다음 주까지 나무를 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온대 중부지역인 충청·전북·경북지역은 3월 중순에서 4월 중순 사이에 나무를 심을 것을 산림청은 권유했다. 온대 북부인 경기·강원지역은 3월 하순에서 4월 하순 사이에 나무를 심기에 좋다. 이들 지역의 경우는 식목일에 맞춰 나무를 심어도 된다는 얘기다.

산림청 관계자는 “나무를 심는 시기는 기온뿐만 아니라 수목의 생리적 요인과 토양·습도·강수량·유기물 등 여러 가지 요소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식목일은 언제 정해졌나

현재의 식목일은 신라가 삼국통일을 완성한 날(문무왕 17년 음력 2월25일)과 조선 성종이 선농단에서 직접 논을 경작한 날(양력 4월5일) 등에 맞춰 1946년 제정했다.

식목일은 1949년부터 2005년까지 공휴일로 지정돼 있었다. 당시에는 관공서, 지역주민, 각급 학교 등 온 국민이 나서 나무 심기에 나섰다. 식목일은 헐벗었던 국토를 푸르게 바꾼 날로서의 의미가 크다.

2006년 이후에는 식목일이 공휴일에서 제외됐으나 국가기념일로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최근 들어 식목일은 단순히 나무를 심는 날이 아니라, 숲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기념일의 역할을 하고 있다. 산림청 관계자는 “앞으로는 숲을 통해 탄소 중립에 기여하고, 기후변화 등으로 인한 지구환경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기념일로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긴다고 하더니 어떻게 된 건가

산림청이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상승 등 환경 변화에 맞춰 4월 5일인 식목일을 3월로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한 적이 있다. 최근 지구온난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상당수 지방자치단체가 식목 행사를 3월은 물론 2월로까지 앞당겨 개최하는 등 조기 식목이 대세로 자리 잡아가고 있는 것이 그 배경이었다.

산림청이 처음으로 식목일 날짜를 당기는 방안을 검토한 것은 2007년이었다. 당시 산림청은 식목일 날짜는 물론 명칭까지 바꾼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에 나섰다. 산림청은 4월 5일인 식목일을 3월로 당기기로 하고, 3월 상·중·하순 등 3개 안을 놓고 국민 선호도 조사를 한다는 방침까지 세웠지만 끝내 무산됐다.

산림청은 2021년에도 식목일을 3월로 당기기로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당시 산림청은 ‘세계산림의날’인 3월 21일로 식목일을 당기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했지만, 국민 여론이 신통치 않자 포기했다.

정치권에서도 식목일을 앞당기기 위한 시도가 있었다.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은 지난해 10월 “기후변화로 인해 현재의 식목일은 유명무실해졌다”면서 식목일을 ‘세계 산림의 날’인 3월 21일로 앞당기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산림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한 바 있지만, 이루어지지는 않았다.

당시 안 의원은 “기후변화로 인해 식목일이 처음 제정된 1946년 4월 5일의 평균기온은 7.9도였는데, 2021년 4월 5일의 평균기온은 11.9도로 상승했다”면서 “현재의 식목일 평균온도는 산림과학원이 나무를 심기에 가장 알맞은 온도로 분석한 6.5도를 훨씬 초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북한의 식목일은 3월 14일

한편 북한의 경우는 우리의 식목일에 해당하는 ‘식수절’을 기존 4월 6일에서 1998년 3월 2일로 바꿨다가 최근 다시 3월 14일로 조정했다. 북한의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4일 1면에 ‘오늘은 식수절이다, 나무와 함께 당 정책을 심고 애국심을 심고 양심을 심자’라는 사설을 실은 바 있다. 중국은 3월 12일을 식목절로 지정해 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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