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대학생들 추모 동참 “기억하고 행동하겠다”

전지현 기자

제주 대학·서울대 등 39곳

색깔론·역사 왜곡 규탄도

제75주년 제주 4·3사건 추념식이 열린 3일 대학가에도 추모의 목소리가 울려퍼졌다.

제주지역 대학과 서울대 등 전국 39개 대학 총학생회·역사동아리는 이날 각 대학에 추모 현수막을 게시했다. 현수막에는 ‘제주 4·3 영령들을 추모합니다’ ‘제주 4·3은 대한민국의 역사입니다’ ‘4·3의 정의로운 해결을 위해 저희가 함께 기억하고 행동하겠습니다’라고 적혔다.

서울대·충남대·부산대 등 전국 국공립대 총학생회와 역사동아리 사다리, 시사 사진 동아리 찰칵, 진보학생넷 대학 지부들이 참여했다. 서울교대·목포대·제주국제대 등 13개 대학에는 분향소도 설치됐다. 제주대는 4·3 추모기간(3~7일)을 선포하고 온·오프라인 추념 행사를 진행한다. 박주영 제주대 총학생회장은 통화에서 “세대 전승의 주자로서 4·3을 잊지 않고 계승하고자 행사를 준비했다”며 “전국적·세계적으로 4·3이 과거사 해결의 모범 사례로 기록되길 바란다”고 했다. 박 총학생회장은 제주도가 추진 중인 4·3 기록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의 공동추진위원장이기도 하다.

최근 제주는 우리공화당 등 극우 정당이 ‘4·3은 김일성과 남로당이 일으킨 공산폭동’이라는 내용의 현수막을 걸어 몸살을 앓았다. 4·3 단체들은 “역사 왜곡이며 희생자와 유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라고 반발했고, 제주시와 서귀포시는 해당 현수막이 4·3특별법 제13조를 어겼다고 판단해 강제 철거했다. 특별법 13조는 ‘누구든지 공공연하게 희생자나 유족을 비방할 목적으로 제주 4·3사건의 진상조사 결과 및 제주 4·3사건에 관한 허위의 사실을 유포해 희생자, 유족 또는 유족회 등 4·3사건 관련 단체의 명예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한다.

대학생들은 4·3에 대한 색깔론과 역사 왜곡을 비판했다. 박세희 대학생역사동아리연합회장은 통화에서 “제주 4·3사건이나 5·18민주화운동처럼 우리 사회에서 색깔론에 이용되는 역사적 사건이 많다”며 “항쟁 당시 제주도민들이 외친 구호를 들여다보면 나올 수 없는 주장”이라고 했다. 고준혁 제주대 총학생회 4·3연대국 부장은 “4·3은 좌우가 아니라 인권 유린의 측면에서 봐야 할 문제”라며 “희생자들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적인 자리에서 허위사실을 유포해선 안 된다”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제주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추념식에 참석하지 않았다. 박주영 총학생회장은 “4·3을 풀어가기 위해선 정치적인 이념이나 이해관계를 넘어 생각해야 한다”며 “일정이 바빴을 걸 알지만 다음 추념식 때에는 직접 대통령이 온다면 유족에게 큰 위로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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