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려야 할 ‘보호지역’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라고 하는 위기를 겪고 있다. 기후변화는 산업혁명 이후 과다하게 사용한 화석연료로 인해 발생하였다. 전 세계는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 중이다. 각국 정부는 이를 달성하기 위해 자발적인 온실가스 감축안을 제시하고 있다. 우리 정부 역시 탄소중립법을 제정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한 산업구조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오충현 동국대 바이오환경과학과 교수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 방안은 크게 두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첫 번째는 탄소포집·활용·저장기술이다. 대기 중에 있는 이산화탄소와 산업공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활용하거나 이를 저장하는 기술이다. 이 기술은 탄소중립을 위한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두 번째는 자연에 의지하여 산림과 습지, 토양과 같은 탄소 흡수원을 잘 관리하고 보전하는 방법이다. 첫 번째 기술은 매우 중요한 기술이지만 아직은 기후변화 속도를 제어할 수 있을 정도로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다. 그 효과 역시 아직은 낙관적이지 않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자연을 바탕으로 하는 탄소 흡수원 증가방안이 가장 효율적인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지난 3월30~31일 파리에서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환경정책위원회 장관급 회의가 개최되었다. 이번 회의는 ‘모두를 위한 회복탄력적이고 건강한 환경보장’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회의 결과 발표된 선언문에서는 기후변화, 생물다양성 손실, 환경오염 대응을 강조하고 있다. 이 중 자연기반해법과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Post-2020 GBF)의 채택과 이행이 주요한 사항으로 포함되어 있다.

자연기반해법은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 환경오염 대응을 자연에 기반하여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산림이나 연안 갯벌 등을 잘 관리하여 탄소 흡수원을 확대하는 노력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글로벌 생물다양성 프레임워크에서는 이를 위해 육상 및 해양보호지역 면적을 최소 30% 이상 보호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미 유럽국가들은 보호지역 면적 확대를 위한 다양한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 이전의 생물다양성 목표인 육상 면적 17% 확보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 결과 이 목표를 거의 달성했지만 이제는 새롭게 추가적으로 13%를 더 확보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이를 위해서는 보호지역으로 지정되지는 않았지만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해 긍정적이고 지속적인 현지 내 보전을 유지할 수 있는 지역을 확보하는 것이 필요하다. 생물다양성 보전협약에서는 이런 방법을 ‘기타 효과적인 지역기반 보전방법’(OECMs, Other Effective area-based Conservation Measures)이라고 부른다. 도시숲, 수목원, 자연휴양림 등이 이런 장소에 해당된다.

우리나라는 인구에 비해 좁은 국토를 가지고 있다. 추가적으로 보호지역을 확보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들에게 여가와 휴양공간인 녹지를 제공하면서 부족한 보호지역을 추가 확보할 수 있는 ‘기타 효과적인 지역기반 보전방법’은 매우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의무사항이 되었다. 우리나라 역시 보호지역 확대와 자연기반해법을 적극 활용하는 슬기로운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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