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바라는 민주당의 새 리더십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거버넌스학회장

윤석열 정부는 최근 고물가, 고금리, 고환율이라 불리는 3가지 경제악재를 맞아 휘청거리고 있다. 국민들의 삶의 질도 점점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윤석열 정부의 지지율도 20%선으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이달 말 새로운 리더십, 즉 당의 새 대표가 선출될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탄생할 민주당의 새 리더십에 국민들의 관심은 커지고 있다. 정치란 국민들의 삶을 보다 편안하고 안정되게 하는 것이 그 핵심 요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측면에서 민주당을 이끌어 나갈 새 리더십을 선출할 때 국민과 당의 구성원들은 다음과 같은 리더십 역량을 지니고 있는지 신중히 고민해야 할 것이다.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거버넌스학회장

김호균 전남대 행정학과 교수·전 한국거버넌스학회장

첫째, ‘공공가치’ 창출에 적극 앞장서는 리더십 역량을 가져야 할 것이다. 공공가치는 미국의 보즈맨과 무어 교수가 강조한 것으로 예컨대 인간의 존엄성 존중, 기회의 균등 혹은 공정한 기회 보장, ‘사회적 약자 보호’ 등을 몸소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사회의 경우 소수의 특권층에게 지나치게 많은 기회가 제공됨으로써 초래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할 막중한 책무가 새로운 리더십에게 주어져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정서적 힐링’을 중시하는 리더십 역량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이는 국민이나 당 구성원들의 관심사나 편안한 삶(웰빙)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연계성이 있다. 다시 말하면 국민들의 고민과 고통거리를 진지하게 경청하고 공감하면서 이를 완화해줄 건설적 대안을 적시에 만들어낼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통합과 소통에 긍정적 효과를 줄 것이다.

셋째, 국민들의 삶의 질 제고에 제1순위를 두는 리더십이어야 할 것이다. 이러한 리더십은 리더가 개인의 사적 욕망이나 야욕을 달성하기 위해 국민이나 당의 구성원들을 끌어들이거나 이용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넷째, ‘균형감각’을 유지하여야 할 것이다. 이는 자기 계파나 당파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의 시각이나 관점도 충분히 수용하면서 조직 내의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을 말한다. 이 같은 리더십을 행사하게 될 때 비로소 ‘국민이나 당 통합’ 차원의 상생정치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다.

다섯째, ‘카리스마’의 소유자여야 한다. 카리스마는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가 명명한 ‘카리스마적 권위’에서 유래한 것으로, 주변의 다른 사람보다 자질적 측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어야 함을 가리킨다. 일종의 롤 모델로 닮고 싶은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이를 위해 새 리더십은 도덕적·윤리적으로도 높은 경지에 도달해 있어야 할 것이다.

여섯째, ‘자기인식’에 철저한 리더십 역량을 보여주어야 할 것이다. 자기인식 역량에서는 자신의 장점과 약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나아가 자신이 하는 행동이 국민이나 당의 구성원에게 미치는 직간접적인 영향력도 훤히 꿰뚫고 있어야 한다는 점을 역설한다.

일곱째, 국민이나 당의 구성원 등에게 권한을 대폭 위임하는 리더십을 보여야 할 것이다. 예컨대 공천권 등 인사권을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이나 당의 구성원 등과 공유하는 리더십이어야 한다. 이를 통해 당내 갈등은 완화되고 당 조직은 ‘안정적 균형’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끝으로 ‘적응적 리더십’을 지녀야 할 것이다. 적응적 과제란 발생한 이슈나 문제가 명확히 인지되거나 정의되지 않아서 리더의 권한이나 전문성 혹은 과거의 일하는 방식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과제를 일컫는다. 비근한 예로 코로나19 이슈를 들 수 있다. 앞으로는 이러한 유형의 이슈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때문에 리더는 부하나 조직의 구성원들이 지나치게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이 같은 이슈에 대해 ‘편안한 환경’에서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지원하거나 독려하는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될 때 국민이나 당의 구성원들은 창의성과 자율성, 그리고 내적 동기를 최대한 활용하여 어려운 도전적 과제를 스스로 원활하게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마침내 주사위는 던져졌다. 민주당 대표에 출사표를 낸 후보자들 가운데 3명만이 최근 컷오프(예비경선)를 통과하였다. 과연 이들 3명 중 어느 후보가 위에 열거한 리더십 역량을 상대적으로 많이 보유하고 있는지 국민과 당의 구성원들은 눈을 부릅뜨고 예의주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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