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문재인 대표 사퇴와 더불어민주당의 과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문 대표는 신년 기자회견에서 “(야권) 통합의 물꼬를 틔우기 위해 제가 비켜서는 것이 필요하다. 선대위가 안정되는 대로 빠른 시간 안에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백의종군 각오를 밝히며 ‘김종인 선대위’ 중심의 단결을 촉구했다. 합법적 절차에 의해 선출된 지도자의 중도하차는 원칙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 그러나 문 대표의 선택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당내에서 ‘친노 패권주의’라는 말이 실체와 무관하게 횡행하며 분열의 명분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다. 문 대표의 결단이 제1야당의 환골탈태와 범야권의 각성으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제 더민주는 김종인 선대위원장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 ‘구원투수 김종인’이 등장한 뒤 더민주의 탈당 흐름은 수그러들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의 1등공신이었다는 전력에도 불구하고 당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반발이 거의 눈에 띄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김 위원장과 더민주 본류가 이질적 요소를 극복하고 화학적 결합을 이룰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각자 쳐놓은 울타리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는다면, 노선 갈등이나 리더십 위기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더민주는 재창당 수준의 변화를 감내하고, 김 위원장은 전통 야당의 정신을 존중할 필요가 있다.

김 위원장이 상징하는 경제민주화는 시대적 가치다. 더민주는 경제민주화 관련 정책을 총선의 핵심 상품으로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변화는 ‘사람’에 의해 감지된다. 더민주가 외부인사 영입으로 비교적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궁극적인 평가는 공천 결과로 가름될 수밖에 없다. 공천 혁신안을 충실히 이행해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후보로 내야 한다.

문 대표는 사실상의 고별 회견에서 “저의 사퇴를 계기로 통합 논의가 다시 활발하게 야권 내에서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정의당 및 천정배 의원이 주도하는 ‘국민회의’를 향해선 공개적인 통합 협상을 주문했다. ‘소선거구 단순다수제’인 총선에서 야권 후보가 난립한다면 결과는 보나마나다. 이미 상당수 정치분석가들이 3당 구도가 이어질 경우 새누리당 압승이 유력하다고 전망하는 터다. 야권의 제 세력은 치열하게 경쟁하되, 통합이나 선거연대의 가능성을 닫아선 안된다. 정권의 오만과 독주에 지친 시민은 힘 있는 야당의 존재를 염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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