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백신 접종 속도 내야 할 판에 오접종이라니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2일 오후 서울 강동구 예방접종센터에서 한 어르신이 백신을 접종받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속도가 붙은 가운데 오접종 사례들이 보고돼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 전북 부안군의 한 의원은 지난 10∼11일 얀센 백신을 5명의 접종자에게 과다 투여했다. 전북도에 따르면 민간위탁의료기관인 이 의원이 5명분으로 나눠 접종해야 할 얀센 백신 1바이알(병)을 1명에게 전량 투여했다. 또 인천의 한 병원에서는 40여명의 접종자에게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정량의 절반만 투여했다. 방역당국이 정한 AZ 백신의 정량은 0.5㎖이지만, 해당 보건소가 확인한 결과 이 병원에서는 0.25∼0.3㎖만 접종자에게 투여한 것이다.

이밖에도 경남 진주에서는 얀센 백신을 예약한 여성이 병원 측의 실수로 AZ 백신을 맞았다. 광주에서는 발목이 아파 병원에 들른 중학생에게 의료진의 실수로 AZ 백신을 접종했다. 단순 실수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

부안 의료기관의 과다 투여는 의료진의 부주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생명을 다루는 일에 부주의라니 어이가 없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런 접종 오류가 바로 교정되지 않고 이틀 동안 이어졌다는 점이다. 또 인천의 사례는 1차 접종 때 절반만 접종하면 효과가 좋다고 병원에서 자체적으로 판단했다고 한다. 부작용 논란이 있었던 데 따른 조치라는데, 이해할 수 없는 의료진의 판단이다. 예방접종전문위원회가 검토를 거쳐 정량투입을 권고했다면 이를 따르는 게 마땅하다. 해당 구청은 이 병원과 맺은 백신 접종위탁계약을 해지했다. 당연한 조치다. 이런 사례가 빈발한다면 백신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는 만큼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13일 0시 기준으로 총 1180만2287명이 1차 접종을 마쳤다. 전 국민의 23%에 해당한다. 하루 접종자 수가 84만명을 넘어서기도 했다. 6월 말까지 1300만명 접종이라는 목표를 넘어 1400만명 접종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더 중요한 것이 안전 접종이다. 현재 1만2800여곳에서 백신 접종을 실시하고 있다. 평소 예방접종 업무를 처리하지 않았던 위탁의료기관에 대해서는 오접종 등이 없도록 사전 예방 프로그램을 가동해야 한다. 접종 관련 교육을 통해 안전 접종 방식을 숙지토록 하는 것은 물론 오접종 사례를 전파해 재발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전 국민의 70%가 백신을 접종해 집단면역에 이르기까지 아직 갈 길이 멀다. 방역 당국은 차제에 백신 수송에서 보관, 접종,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백신 접종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을 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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