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2천만원 VS 8억원 더 벌어진 MZ세대 상·하위 자산 출발선

20~30대 청년층의 자산 격차가 커지고 있다. 부의 대물림 규모에 따라 사회에 진입하는 청년층의 출발선 거리가 점차 벌어지는 것이다. 김회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지난해 20∼30대가 가구주인 자산 하위 20% 가구의 평균 자산은 2473만원, 상위 20%는 8억7044만원으로 35.2배 차를 나타냈다. 1년 새 하위 20% 자산이 2.6% 늘어나는 사이 상위 20%는 8.8% 증가해 증가율이 3.4배 높았다. 20대는 하위 20% 844만원, 상위 20% 3억2855만원으로 자산 격차가 38.9배에 이르렀다. 상대적으로 소득이 많은 30대보다 20대 자산 격차가 더 큰 이유는 20대 때 부모로부터 자산을 물려받는 사례가 많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MZ세대의 자산 격차는 심각한 문제이다. 처음부터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젊은이들의 의욕을 꺾을 수 있다. 실제 출발선 근처에서 포기하는 청년이 적지 않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3년 이상 장기 미취업한 상태에서 구직활동, 직업교육, 취업시험 준비, 육아·가사활동 등을 전혀 하지 않은 15~29세 청년이 9만6000명이었다.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 이른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 1년 전보다 35.8% 급증했다. 한국경제연구원은 니트족으로 인한 손실을 계량화해 추산한 경제적 비용이 2019년 기준 61조7000억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정부가 추진 중인 상속세제 개편과 관련해 재계 일각에서 전면적 완화를 요구하는 것은 옳지 않다. 한국의 상속세 명목세율은 다른 나라와 비교해 높은 편이지만 각종 공제와 감면 조항이 많아 실제로 내는 실효세율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상속세제를 완화하면 부의 대물림을 고착화하고 빈부격차를 심화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부의 사회 환원과 재분배 의미가 큰 상속세는 그 취지에 맞게 자산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개편해야 한다.

MZ세대로 불리는 한국의 20~30대는 전체 인구의 4분의 1을 웃돈다. 베이비붐 세대 비중이 줄어들면서 MZ세대는 한국사회의 주류로 떠오를 것이다. 이들에게 일하려는 의지를 북돋우고, 양질의 일자리와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기성세대의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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